납·수은 범벅 ‘팬心의 대가’…K아이돌 따라하다 신장 이식 위기

K팝 아이돌을 향한 맹목적인 동경이 결국 자신의 건강을 갉아먹는 비극으로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허난성에 사는 20세 여성 화(華)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헤어스타일을 따라 무리하게 염색을 반복하다가 심각한 신장 질환에 걸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4일 보도했다.

화는 최근 다리에 붉은 반점이 돋아나고 관절통·복통까지 겪어 병원을 찾았고 검진 결과 신장염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염색을 해 온 그의 습관이 지속적인 염색약 노출을 불러왔고, 이것이 신장 손상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화는 엑소(EXO) 멤버 세훈이나 소녀시대 효연 등 유명 K팝 스타들이 시도한 ‘무지개 헤어‘처럼 화려한 스타일을 위해 과도한 염색을 서슴지 않았다. 의료진은 염색약에 포함된 독성 화학물질이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경고했다. 정저우 인민병원의 타오 첸양 주치의는 “염색약에는 납, 수은 같은 중금속과 신부전, 호흡기 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암 유발 가능성까지 높인다”고 설명했다.

소녀시대 효연

즉 아이돌의 화려한 변신을 쫓는 과정에서 젊은 여성의 몸이 독성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가장 핵심적인 장기 중 하나인 신장이 파괴된 것이다.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아이돌의 헤어 컬러가 ‘중요한 브랜드 역할’을 한다는 반응과 함께, 건강을 무시한 무모한 모방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스타를 향한 팬심이 건강을 해치는 ‘과잉 모방’ 사례는 비단 염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이돌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그들의 완벽해 보이는 외모와 몸매를 쫓아 위험한 행동을 감행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아이돌을 닮기 위한 성형 중독이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인한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

팬들의 무모한 ‘스타 따라잡기’는 외모를 넘어 행동 양식으로도 번진다. 과거 일부 아이돌 멤버가 방송에서 도전했던 극도로 매운 과자인 ‘원칩 챌린지‘를 따라 했다가 장에 심각한 쇼크가 와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례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돌이 극한의 상황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을 무비판적으로 따라 할 때 일반인이 감당할 수 없는 건강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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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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