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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부메랑’ 현실로… 美물가 뛰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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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 캔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모두 영향 미쳐”
“몇 달 안에 美 소비자 부담 비율 60%로 확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대규모 수입 관세의 영향이 수프 캔부터 자동차 부품에 이르는 다양한 수입품을 중심으로 미국 물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관세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을 그간 보유하고 있던 재고를 소진한 회사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관세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관세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FT는 “미국 물가에 수프 캔부터 자동차 부품에 이르는 다양한 수입품을 중심으로 ‘트럼프 관세’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The effect of the Trump tariffs is beginning to show up in US prices across a wide range of imports, from soup cans to auto parts)고 전하며 관세 부메랑이 현실화하는 상황을 조명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데이터는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6개월 동안 오디오 기기 가격이 14%나 급등했고 의류는 8%, 공구·하드웨어·부품 가격은 5% 올랐다. 이 품목들은 미국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제품들로, 관세 인상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전국소매협회(NR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매슈스는 “최근 2년간 재화 인플레이션은 제로에 가까웠다. 우리는 재화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오르는 것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며 관세발(發) 물가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관세율을 인상했음에도 올해 8월 미국 물가 상승률이 2.9%에 그치면서 충격이 예상보다 적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이는 기업들이 재고 소진 등의 방법으로 충격을 흡수하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래픽=이철원

/그래픽=이철원


미국 소비자 소비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입 재화의 가격이 오르면서 많은 업체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시장조사 기관인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은 올해 4월 이후 주요 소매업체들이 의류(소프트 라인 상품), 자전거·식기세척기(하드 라인 상품),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품목에서 가격을 인상했다고 보고했다. 이 기관의 분석가인 조 펠드먼은 “관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단언했다.

특히 관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품목들의 가격 인상은 이미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가구 제조업체인 ‘애슐리 퍼니처’는 지난 5일부로 절반이 넘는 제품의 가격을 최소 3.5%에서 최대 12%까지 인상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파, 의자 등 천이나 가죽을 덧댄 가구(upholstered furniture)에 대해 25%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이 외에도 지난달 말 자동차 부품 소매업체인 ‘오토존’이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상승을 경고했고,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에 대한 50% 수입 관세 부과로 커피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강철에도 관세를 인상해 통조림 가격이 치솟는 등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식료품 매장/EPA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식료품 매장/EPA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지금까지는 미국 소비자들이 아니라 미국 수입업자들과 소매상들이 관세 인상에 따른 부담 대부분을 져 왔다”고 설명했듯이, 관세의 최종 부담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였다. 씨티그룹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네이선 시츠는 “지금까지 관세 부담 중 소비자가 진 비율은 30~40%에 불과했고 약 3분의 2를 회사들이 맡았다”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소비자 부담 비율이 약 60%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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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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