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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전쟁이 공급망 인식 바꿔…中 지배력 당분간 지속”

조선비즈 이코노미조선=박근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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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때보다 드론 산업에 더 큰 변화를 불러왔다. 전쟁은 소형 드론의 사용 방식을 바꾼 것뿐 아니라 공급망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세계적인 드론 시장 정보 분석 회사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Drone Industry Insights) 카이 바크비츠(Kay Wackwitz)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드론 사용 방식과 부품 공급망을 보는 인식의 틀을 바꿨다”며 “이는 최근 10년간 국방과 상업 드론 시장을 통틀어 가장 극적인 변화를 불러온 사건”이라고 말했다.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는 최근 상업 드론 시장에서 중국의 실질적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올 초엔 중국이 상업용 드론 생산을 독점하며 전 세계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바크비츠 CEO는 “각국이 독자 드론 산업을 육성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의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부르크대에서 응용과학을 전공하고 루프트한자에서 엔지니어와 컨설턴트로 일하며 유·무인 항공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2014년 급속히 커지는 상업용 드론 산업에서 성공하는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1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드론 산업의 급속한 성장만큼 이들이 쌓은 신뢰는 놀랍다.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의 보고서는 전 세계 드론 산업의 전략적 의사 결정의 기초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주요 경제 매체에서 인용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카이 바크비츠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독일 함부르크대 응용과학과, 전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엔지니어·컨설턴트·프로젝트 매니저. /사진 카이 바크비츠

카이 바크비츠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독일 함부르크대 응용과학과, 전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엔지니어·컨설턴트·프로젝트 매니저. /사진 카이 바크비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드론 산업에 가장 극적인 변화를 불러왔다고 본 이유는.

“코로나19가 드론 성장의 촉매제가 된 것은 맞다. 감염병이 발발하자 의약품, 코로나19 검사 키트의 드론을 통한 비접촉 운송이 주목받았다. 이른바 드론을 통한 라스트마일 배송이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소형 드론 용도를 기존 정보감시정찰(SIR) 임무에서 일인칭 시점(FPV) 자살 드론으로 바꿨다. 여기에 드론을 어떻게 값싸게 만들고 부품을 빠르고 간편하게 조달할지 공급망의 경제성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났나.

“포탄보다 저렴한 드론이 나타났고 매우 제한된 예산으로 발사 횟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훨씬 더 비용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드론 가격의 새로운 기준점(300~500달러)이 생겼다. 그 결과 북미와 유럽 제조 업체의 많은 플랫폼이 쓸모없어졌다. 저비용 대량생산에는 빠르고 안정적인 공급망도 필수적인데, 많은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 업체가 결국 모든 부품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유럽 제조 업체도 공급망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니어쇼어링(nearshoring·생산 기지 인접국 이전)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중국은 상용 드론과 부품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 중국산 드론 부품값이 최근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상용 드론이 군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계속될까.

“드론은 민간에선 개인과 기업, 정부 영역에선 공공과 국방 분야에서 계속 사용될 것이다. 최근 세계적 방산 기업이 스타트업이 주도하던 드론 시장에 참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몇 년간 시장 통합이 어느 정도 나타날 수 있다.”

세계는 중국에 드론을 얼마나 의존하고 있나.

“중국이 단순히 드론 시장을 장악한 것이 아니라 상업 시장만큼은 전적으로 창출했다고 보면 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중국에서 생산한 배터리와 모터, 프로펠러보다 더 싸게 생산할 수는 없다. 따라서 관세나 금수 조치는 드론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많은 응용 분야의 사업적 타당성을 떨어뜨릴 것이다. 각국이 독자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할 수는 있지만, 아마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언제까지 상업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할까.

“중국만을 겨냥한 금수 조치나 관세가 없는 한, 상업 분야에서 중국 지배력이 사라질 이유는 없다. 중국의 일반형 드론은 지금도 소비자가 특정 기능을 제공하는 전문 드론이나 더 우수한 성능을 요구하지 않는 한 충분히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중국제 드론은 점차 화물 운송과 농약 살포 같은 전문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이 중국과 미국에 뒤처진 드론 산업의 부흥을 시도하고 있다.

“재기에 성공하려면 부품 생산에서 두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첫째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둘째는 충분한 양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서구의 높은 인건비와 숙련된 인력 부족은 아마도 큰 도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드론 서비스 분야는 무엇인가.

“비행과 데이터 서비스라고 본다. 드론 서비스 제공 회사가 지금은 규제로 인해 운용 범위를 크게 제한받고 있다. 비가시권(BVLOS·Beyond-Visual-Line-Of-Sight) 비행이나 운용자가 여러 대 드론을 동시에 운용하는 것을 금지한 제한이 풀리면, 이 분야 시장은 급격히 확장할 것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제안한 파트108(Part 108)과 유럽연합(EU)의 특정작업위험평가(SORA) 초안을 두고 논의가 시작됐고, 드론 산업에 확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이스라엘, 튀르키예, 이란보다 IT와 제조업이 강하다. 하지만 드론 산업이 발전하지 못했다.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만드는 한국이 드론을 못 만드는 이유를 어떻게 보나.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드론 운용이 엄격히 제한된다. 이에 따라 중국이나 미국처럼 크고 서로 밀접한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이디어가 혁신적이고 설계가 훌륭한 기업이 다수 있다. 이들 기업에 지금 필요한 것은 드론을 더 자유롭게 운용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Plus Point

세계 상업용 드론 70% 장악한 중국



드론인더스트리인사이츠가 지난 5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상업용 드론 7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터, 리튬이온 배터리, 비행 컨트롤러 같은 핵심 부품이 드론 성능을 좌우하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서구의 주요 드론 제조 업체조차 핵심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드론 조종 인력을 양성하는 드론U가 시장점유율, 혁신 역량 등을 종합해 평가하는 2025년 주목할 드론 기업 상위 5위권에도 DJI(1위)와 파워비전(4위), 두 개의 중국 기업이 포진했다.

중국에 등록된 드론은 2024년 말 200만 대를 넘었다. 하지만 중국 드론 산업은 거세지고 있는 지정학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국가 안보와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산 드론에 대한 규제와 감독이 강화되고 있다. 2019년 미국 드론 보안법(American Security Drone Act)을 통해 공공기관의 중국산 드론 사용이 금지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중국 상무부가 미국 11개 드론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하면서 양국의 무역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박근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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