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뒤를 이어 일본 정국을 이끌 인물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64세)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뽑혔다.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보수색이 강한 그가 차기 총리가 될 경우 일본이 우경화로 회귀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지난 4일 일본 도쿄 나가타초 자민당 본부에서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당선됐다. 70년 자민당 역사상 여성 총재는 처음이고, 총리 선출시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된다.
그는 국회의원 295명의 표와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295표를 합산해 치러진 1차 투표에서 183표를 받아 1위로 결선투표에 올랐다. 2위는 164표를 얻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었다. 이어 치러진 2차 투표에서는 국회의원 295명의 표와 지방 조직 47곳의 표로 승부를 갈랐다. 여기서 의원과 지방 조직의 지지가 이어지면서 185표를 받아 함께 결선 투표에 오른 고이즈미 농림상을 제쳤다.
다카이치 총재는 2021년에 처음 총재 선거에 도전했다.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결선에서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번에는 3번째 도전 만에 총재 자리를 거머쥐게 됐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은 집권 자민당 총재가 국회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통해 정식 총리가 되는 구조다. 현재 일본 국회가 '여소 야대' 상황이지만 야당간 결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재가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의 뒤를 무난히 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 선출을 위한 임시국회는 오는 15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총리 지명 선거 후 다카이치 총재는 자신의 내각 인사를 발표하고,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게 된다.
다카이치 총재는 당선 후 연설에서 "나라를 위해 자신을 버리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포기하고 열심히 일하겠다"며 "세계 각국이 대립과 군사적 긴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연대와 관용의 가치를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극우 성향인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의원 동기로 시작해 1·2차 아베 내각 때 총무상 등 당·내각 요직을 맡으며 이념을 함께 해왔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보수층이 좋아하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주변국을 자극하는 행동에도 서슴지 않고 나설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정부 외교부 당국자는 4일 다카이치 총재 선출과 관련해 "새 내각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한일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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