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7.4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日총리 예약한 다카이치... 美언론 “韓·中과 마찰 가능성”

조선일보 박강현 기자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WSJ “세계 주요 경제권에서 우파 세력의 또 하나의 승리”
WP “한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 저해할 수도”
일본 여성 최초의 총리 자리를 예약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AFP 연합뉴스

일본 여성 최초의 총리 자리를 예약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AFP 연합뉴스


강경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64) 전 경제안보상이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 신임 총재에 오르며 일본 여성 최초의 총리 자리를 예약한 것에 대해 4일 미 언론들은 최근 주요국에서 보수 우파 성향의 지도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포럼을 계기로 그의 외교적 능력은 곧바로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카이치가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같은 멘토를 뒀다. 일본과 아시아 이웃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세계 주요 경제권에서의 보수 우파 세력의 승리 흐름에 또 하나를 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는 자민당 내 아베 전 총리의 기조를 잇는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으로,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도 자주 찾는 단골 인사다.

WSJ는 “다카이치는 일본의 전몰자를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자주 방문했다”면서 “현직 일본 지도자들의 이런 참배는 중국과 한국 모두에 도발적 행위로 간주된다. 그곳들에서는 제국주의적 팽창 기간 일본이 저질렀던 잔혹 행위에 대한 기억이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카이치는 총재 선거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위령(慰靈)을 위한 중심적인 시설“이라면서 “어떻게 위령을 하고 평화를 기원할지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전과는 달리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 전 경제안보상이 4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함께 손을 잡고 자축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 전 경제안보상이 4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함께 손을 잡고 자축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다카이치는 최근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그의 민족주의적 성향은 중국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고, 최근 한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개월 동안 3차례 회담을 갖고 안정적인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강한 일본’을 지향하는 다카이치가 자신을 지지해준 당원, 의원들을 의식해 정치·역사·영토 문제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대변해 주변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WSJ는 “다카이치는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고, 대만의 자치를 지지한다”고 했다.

WP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달 말 APEC 포럼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일본을 방문할 수 있다”며 “다카이치의 외교력이 곧바로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오는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음, 일본으로 이동해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간 일본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28일에는 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다음 날인 29일 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큰 이변이 없다면 오는 15일 임시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인 다카이치가 약 2주 뒤 ‘정상’ 자격으로 트럼프와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일각에선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대중 강경책을 펼친다는 방침인 다카이치가 트럼프와 강한 밀착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BC 방송은 다카이치가 “자신의 영웅이 영국의 전 지도자 마거릿 대처라고 말하는 강경 보수주의자”라며 “그의 민족주의적 역사관이 한국·중국 등 동아시아 이웃들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또 다카이치의 집권은 일본에서 “아베 시절로의 회귀”로 받아들여진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언론들은 다카이치 집권 후 최우선 과제는 미·일 무역협상의 이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카이치가 이시바 내각이 마무리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불평등한 부분이 있다면서 수정 필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후지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미·일 무역합의, 특히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에 대해 “관세 부분을 포함해 양국 간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대미투자 운용 과정에서 일본 국익을 심대하게 해치는 불평등한 부분이 나오면 확실히 이야기해야 하며, 재협상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박강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공수처 김선규 구속영장
    공수처 김선규 구속영장
  2. 2류현진 재단 자선골프대회
    류현진 재단 자선골프대회
  3. 3대장동 항소 포기 의혹
    대장동 항소 포기 의혹
  4. 4정책감사 폐지
    정책감사 폐지
  5. 5비예나 실바 1라운드 MVP
    비예나 실바 1라운드 MVP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