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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레터] 책을 좋아하나요?

조선일보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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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하던 중 신간 더미에서 김혜진 장편소설 ‘오직 그녀의 것’을 집어 든 것은 띠지에 적힌 이 문구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가족보다 가깝고, 때로는 연인보다 내밀한 ‘편집’이라는 그림자 노동 혹은 종합-예술.”

책 만드는 일도 종합예술인가? 이 질문이 신문 제작이 종합예술이라던 회사 선배의 말과 교차하는 가운데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내성적이고 고요한, 그러나 내면에 자신만의 언어를 꽉 차게 품은 여자가 작가의 꿈을 꾸던 중 어쩌다 출판 편집자 일을 하게 되면서 책이라는 세상을 재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문장은 느리고 고즈넉하게 아름다웠고, 작가가 빚어낸 세계는 그 문장을 닮아 있었습니다. 수줍고 말 없는 주인공 석주의 모습이 제가 아는 몇몇 편집자와 겹쳤습니다.

“홍석주씨, 책을 좋아합니까?”

석주는 한 출판사 입사 면접에서 면접관의 이 한마디에 이끌려 얼결에 편집자 일을 천직으로 삼게 됩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자신이 면접관이 되었을 때 젊은 날의 자신처럼 책 더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응시자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장시현씨, 책을 좋아해요?”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석주가 다시 물었다. 책을 좋아하나요? 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다정함이 묻어났다. 맞다. 그건 오래전 사랑이 시작된 줄도 모르고, 그것이 삶을 얼마나 바꿔 놓을지도 모른 채, 그저 속수무책 그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던 석주에게 누군가 건넸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

이번 주 Books는 책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품은 편집자 다섯 명이 권하는 ‘긴 연휴를 계기로 독파하면 좋을 책’ 열 권으로 꾸몄습니다. 책과 함께 풍성하고 평온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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