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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흔드는 2194억의 침묵"…비르츠, EPL 최악의 스타트→"지금은 빼야 한다" 레전드 3인 한목소리

스포티비뉴스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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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리버풀이 꿈꾼 '황금 중원 미래'가 서서히 흑빛으로 바뀌고 있다.

1억1600만 파운드(약 2194억 원)에 이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2위 몸값으로 영입된 플로리안 비르츠가 시즌 초반 무득점·무도움에 묶이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세대 마에스트로로 불리며 유럽을 사로잡은 재능은 아직 안필드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리버풀의 구세주가 될지, 실패한 도박의 상징이 될지 갈림길에 선 분위기다.

현시점 비르츠는 독일이 낳은 최고 미드필더 재능으로 꼽힌다. FC쾰른 유스 시절부터 '제2의 외질'이란 찬사가 따라붙었고 레버쿠젠 이적 직후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려 전국구 스타가 됐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이란 시련도 있었지만 개의찮았다. 복귀 후 사비 알론소 체제에서 독일 축구사를 새로 썼다.

2023-2024시즌 모든 대회 49경기 18골 20도움을 쌓았다. 소속팀 레버쿠젠은 51경기 무패 신기록으로 창단 첫 분데스리가 우승과 독일 포칼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비르츠는 2년 연속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자연스레 유럽 빅클럽 관심이 쏠렸고 리버풀이 가장 과감하게 움직였다.

여름 이적시장 막판 알렉산더 이사크(리버풀)에게 최고 이적료 기록을 내주긴 했지만 1억 파운드가 넘는 천문학적인 투자로 비르츠를 품어 영국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명실상부한 아르네 슬롯호 '허리 핵심’으로 영입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친다. 비르츠는 올 시즌 개막 후 총 9경기에 나섰지만 커뮤니티실드에서 1도움을 제외하면 공격포인트가 전무하다. EPL 8경기에서 무득점·무도움에 머물고 있다.

통계는 더 냉정하다. 레버쿠젠 시절 경기당 평균 87~92회 볼 터치를 기록하던 것이 리버풀에선 64회로 급감했다. 볼을 만질 기회가 줄면서 장기인 전진 패스와 공간 창출이 사실상 실종됐다. 크리스탈 팰리스전(1-2패)과 갈라타사라이전(0-1패)에서 드러난 공격 전개 단절은 그대로 팀 패배로 이어졌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 원정에선 팀 내서 가장 많은 볼 소유권 상실로 고개를 떨궜다. 이 탓에 리버풀이 자랑하던 반박자 빠른 빌드업이 중원에서 자주 끊겼다. 비르츠는 언론과 팬들 집중포화를 피하지 못했다.


제이미 캐러거는 영국 방송 '스카이 스포츠'에 출연해 “분데스리가에서는 천재였지만 EPL은 (독일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다. 지금은 선발에서 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스널 출신인 이안 라이트 역시 “분데스리가와 달리 EPL은 중위권 팀조차 압박 강도가 어마어마하다. 피지컬이 버텨주지 않으면 시즌 내내 고전할 것”이라며 체력과 몸싸움 문제를 지적했다.

웨인 루니는 더 날카로웠다. 루니는 영국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지금의 비르츠는 리버풀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 도미닉 소보슬라이와 비교하라면 나는 당장 소보슬라이를 선택하겠다. 그는 아직 슬롯호 일원이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비르츠가 안필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크게 2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전술 차이다. 레버쿠젠에선 모든 공격이 비르츠를 거쳐갔다. 그러나 리버풀은 다르다. 모하메드 살라조차 절대 중심이 아닌 팀이다. 분산된 볼 배급 속에서 비르츠가 공을 쥘 기회가 큰 폭으로 줄어 특유의 리듬을 회복하는 데 곤란을 느끼는 양상이다.

둘째는 레전드 3인 지적대로 EPL의 높은 피지컬 강도다. 분데스리가에선 패스와 움직임으로 상대를 흔들 수 있었지만 잉글랜드에서는 순간적으로 부딪히고 압박하는 수비 앞에서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EPL은 한 템포만 늦어도 볼을 빼앗긴다. 비르츠 천재성이 EPL 리듬과 부딪히는 순간이 늘어나는 이유다.


비르츠 당사자도 부담감을 토로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비르츠는 “나 역시 골과 도움을 기록하고 싶다. 하나 녹록지 않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더 나아지려 노력하고 있다.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며 부활을 다짐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적응이 늦어질수록 리버풀 공격 불균형은 심화될 수 있다. 올 시즌 레즈가 EPL 선두를 달리고 있음에도 경기력 불안이 계속 지적되는 배경이다.

만일 비르츠가 겨울 이적시장까지 반등하지 못한다면 ‘리버풀판 케파 아리사발라가’란 오명을 뒤집어쓸 수 있다. 반대로 적응에 성공해 EPL에서도 분데스리가 시절 천재성을 재현한다면 리버풀은 향후 10년을 책임질 황금 자산을 얻게 된다.

비르츠의 EPL 적응기는 개인 커리어 차원을 넘어 거액 투자를 단행한 리버풀 향방과 직결된다. 그는 리버풀을 새로운 정상으로 이끌 구세주일 수도, 실패한 도박의 상징일 수도 있다. 안필드의 뜨거운 조명이 비르츠를 다시 빛나게 할지 아니면 짓누르는 족쇄가 될지. 시즌 초반 그의 침묵은 리버풀 '현재와 미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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