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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시대와 국경 뛰어넘은 재일한국인 건축가

이데일리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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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미 준 나의 건축
이타미 준|320쪽|마음산책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지인 경북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최근 부쩍 늘었다. 황룡사 9층 목탑을 본떠 실제 높이 82m(아파트 30층)로 음각화한 경주타워는 꼭 가봐야 할 경주의 대표 명소 중 하나다.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1937∼2011)에게는 큰 상처를 안긴 건물이기도 하다. 2004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상징물 공모전에 그가 낸 설계안을 엑스포가 무단 도용했기 때문이다. 12년간 법정 공방 끝에 2020년 이타미 준의 저작권을 인정받았다. 그가 타계한 지 9년이 지나서다.


책은 이타미 준이 생전에 쓴 글을 모은 에세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그의 글과 대담 등을 딸 유이화 ITM건축사무소 대표가 정리해 엮었다. 건축가 김중업, 화가 곽인식 등 예술가들과의 교류부터 전통 예술에 대한 미학적 평론까지 모두 담았다.

이타미는 일본에서 태어나 평생 한국 국적을 지킨 재일한국인 건축가다. 한국과 일본의 경계인으로서 정체성을 건축에 녹여낸 인물로 유명하다. 한국 이름으로는 사업에 제약이 많자, 절친한 작곡가 길옥윤의 예명 요시아 준과 생애 첫 고국을 찾을 때 이용했던 오사카 이타미공항에서 ‘이타미’를 따와 예명을 지었다. 연간 수만 명이 방문하는 제주 포도호텔, 수·풍·석 미술관, 방주교회, 충남 아산 온양미술관은 그가 고국에 남긴 작품들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건축가가 된 딸 유이화 대표는 서문에서 “아버지는 끝까지 아날로그 드로잉을 고수했다. 스스로를 ‘마지막 남은 손의 건축가’라고 여기며, 컴퓨터 설계를 배제하고 선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 그렸다”며 “타협하지 않는 자세 그리고 끝까지 사랑을 잃지 않았던 한 인간의 온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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