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지난 7월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 전원이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마무리되면 원래 소속된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고 30일 요청했다. 특검 수사가 끝나 주요 피의자들이 재판에 넘겨지면 공소 유지를 맡지 않고 소속 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뼈대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면서 향후 특검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부장급 검사들은 이날 오전 민중기 특검을 만나 “특검 파견 검사를 원래 소속된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전달했다. ‘파견 검사 일동’으로 작성된 입장문에서 이들은 “최근 수사·기소 분리라는 명분 하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돼 검찰청이 해체되고, 검사의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기능이 상실됐다”며 “수사검사의 공소유지 원칙적 금지 지침 등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이와 모순되게 파견 검사들이 직접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된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파견 검사들이 일선으로 복귀해 폭증하고 있는 민생사건 미제 처리에 동참할 수 있도록 복귀조치를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들의 반발은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시작됐다.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 40명 중 평검사 1명은 정부조직접 개정안 추진 등을 이유로 들어 이달 중순 이미 검찰청으로 복귀했다. 일부 부장검사들도 특검보에 “이번 달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청으로 복귀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특검팀의 수사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파견 검사들은 원대 복귀를 요청하면서도 “수사를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도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 점을 강조하며 파견 검사들의 복귀 요청이 “수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오전 부장급 검사들이 민 특검과 면담을 할 때 평검사와 수사관들은 예정대로 수사일정을 진행했다.
파견 검사 전원이 복귀를 요청한 만큼 특검 수사가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29일로 본수사 90일을 채우고 추가로 30일을 연장했다. 다음달 29일이 특검 수사 기간 만료일이다. 기존 특검법으로도 여기에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었는데 특검법 개정이 공포되면서 또 한 번 30일을 연장해 올해 연말까지 수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파견 검사들이 자신이 담당한 수사만 마무리하고 복귀하면 검사를 추가 파견받아야 하는데 현재 분위기에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수사 속도를 최대한으로 높여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이 특검 내부에서 나온다.
향후 재판에서 공소유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원칙적으로 파견 검사들은 특검 수사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 유지까지 맡아야 한다. 피고인이 마땅한 형량을 선고받도록 하려면 관련 사건을 잘 아는 파견 검사가 담당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형근 특검보는 “성공적 공소유지를 위해 수사한 검사들이 기소 및 공소유지에 관여가 필요하다”며 “공소유지 방안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다른 특검팀 파견 검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내란 특검팀 파견 검사들은 지난 16일 수사팀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검찰청 폐지 등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는 회의를 열었다. 특검 파견 검사가 수사와 기소, 공소 유지까지 담당하는 건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취지와 배치된다는 의견, 원대 복귀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건희 특검팀처럼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박지영 내란 특검팀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파견 검사를 비롯해 내란 특검 구성원들은 모두 특검의 역사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소유지를 누가 맡을지는 “직접 수사한 검사들이 사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파견 검사의 역할이 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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