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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귀연 룸살롱 의혹…대법 "현재론 직무 관련성 인정 어렵다"

중앙일보 최서인.한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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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서 취재진의 퇴장 관련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서 취재진의 퇴장 관련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 감사위원회가 지귀연 부장판사의 술집 접대 의혹에 대해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대상 법관에게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심의를 보류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은 감사위 심의 결과를 알렸다. 감사위는 7인 중 6인이 외부인사로 구성된 일종의 자문 기구다. 대법원 내 감사 방법과 결과 등을 심의하고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2015년 설치됐다. 감사위는 지난 26일 3분기 정기 회의를 열고 대법원 윤리감사관과 법원행정처장이 안건으로 상정한 지 부장판사 접대 의혹을 심의했다.



“15년 전 지역서 만난 후배…1차 횟집 지귀연 판사가 결제”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외경. 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외경. 연합뉴스


윤리감사관실은 이날 술집 현장조사, 지 부장판사 및 동석자들 진술 청취, 술집 사장 진술 청취 및 법제사법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의 정보 제공 등을 바탕으로 한 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윤리감사관실은 “해당 의혹 동석자는 대상 법관(지 부장판사)이 광주지법 장흥지원에서 근무하던 약 15년 전 같은 지역에서 실무수습을 하던 사법연수생 및 병역 의무를 이행하던 공익법무관으로, 대상 법관보다 각각 법조경력 7년, 9년 후배”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상 법관은 법조 선배로서 법조인이 적은 지역에 홀로 내려와 일하는 후배들인 A, B 변호사를 격려하며 밥을 사주면서 친분을 가지게 되어 코로나19 전까지 1년에 한번 정도씩 만났고, 평소 대상 법관이 비용을 지불하여 후배인 동석자들과 1차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는 사이”라고 했다.


‘룸살롱 의혹’의 대상이 된 날은 2023년 8월 9일이다. 이날 지 부장판사 일행은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횟집에서 2시간 가량 1차를 가졌다. 비용 15만5000원은 지 부장판사가 결제했다고 윤리감사관실은 밝혔다. 1차 식당에서 지 부장판사는 재판 준비를 이유로 이석할 의사를 표현했으나, 오랜만에 만나 아쉽다는 A변호사의 제안으로 A변호사가 가던 술집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관련자들은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어디로 가는지 듣지 못했고, 술집에 들어가니 내부에는 큰 홀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라이브 시설이 갖춰져 있어 소위 말하는 룸살롱 같은 곳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윤리감사관실에 진술했다. 윤리감사관실은 “이 사건 술집 내부에 관한 현장조사 결과도 위 진술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세 사람은 술이 나오기 전 웨이터에게 부탁해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자 진술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주문한 술 1병이 나온 뒤 한두 잔을 마시고 먼저 자리를 떠났고, 이후에도 A변호사와 B변호사는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술값은 A변호사가 결제했다.




감사위 “현재로썬 징계사유 판단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당시 선대위 대변인이 지난 5월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유흥업소에서 접대받았다"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당시 선대위 대변인이 지난 5월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유흥업소에서 접대받았다"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리감사관실은 동석자들은 모두 지 부장판사 재판부에 진행 중인 사건이 없고, 지 부장판사가 최근 10년간 동석자들이 대리인으로 선임된 사건을 처리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에 따르면 변호사와 법관 사이의 직무관련성은 구체적 사건이 계속되고 있거나 계속될 것이 명백할 경우 인정된다. 이 밖의 경우에는 직무와 해당 변호사와의 관계,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다과나 금품 등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을 참작해 판단한다. 법원행정처는 법관들에게 가급적 사교·의례적인 만남에서는 식사비 등을 각자 부담하고, 식사비를 각자 부담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음식물 가액 한도인 3만원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감사위는 윤리감사관실 보고를 받고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대상 법관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 부장판사는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본 적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등 일부 시민단체는 같은 달 지 부장판사를 공수처에 룸살롱 접대 의혹으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해당 의혹을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건으로 보고,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하여 수사에 착수했다.



민주당 제보자 “제보 내용과 배치…공수처 강력 수사해야”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의찬 원내대표실 정무실장이 지귀연 판사 교체와 공수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의찬 원내대표실 정무실장이 지귀연 판사 교체와 공수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정의찬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실 정무실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룸살롱 접대 의혹’을 민주당에 제보한 당사자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윤리감사관실 발표에 대해 “제가 받은 제보 내용과 명백히 배치된다”며 “제보자는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수년간 본인이 직접 20여 차례 룸살롱 접대를 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1차에서 식사와 술을 마시는 사이 수준을 넘어 회원제로 운영되는 수백만원 대의 비용이 드는 룸살롱 접대임을 분명히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룸살롱 의혹의 당사자이자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구속 취소한 지귀연은 더이상 재판관의 자격이 없다. 즉시 법복을 벗고 공수처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며 “대법원은 즉시 지귀연 판사를 교체하라. 공수처는 신속하고 강력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최서인·한영익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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