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매일경제 언론사 이미지

카톡 개편 ‘폭망’ 누가 책임지나…경영진 독주에 내부 폭로까지

매일경제 이가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2ver@mk.co.kr)
원문보기
대개편 일주일만에 ‘친구목록’ 원상 복구
평점 급락·내부 고발…홍 CPO 책임론도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경기 용인시 카카오 인공지능(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2025’에서 새로운 카카오톡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경기 용인시 카카오 인공지능(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2025’에서 새로운 카카오톡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


카카오의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두고 안팎으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결국 카카오가 일주일 만에 친구 목록 원상 복구를 선언한 가운데, 프로젝트를 주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 직원 인증을 받은 아이디로 실무진의 반대에도 경영진이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강행했다는 고발글이 게재됐다. 내부 갈등에서 기인한 미흡한 성과, 브랜드 이미지·신뢰도 훼손, 불만 접수 업무 과중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연례행사인 이프 카카오를 통해 카카오톡 출시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개편안을 공개했지만 이용자 반응은 싸늘했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최저 평점을 매기며 이전 버전으로 되돌려 달라는 매서운 후기를 남겼다.

이에 카카오는 백기를 들었다. 카카오톡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친구탭 개선 추진을 결정했다. 기존의 전화번호부형 친구 목록을 첫 화면으로 되돌리고 현재의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카카오가 실책을 인정한 것이다. 그 중심에 토스뱅크 출신인 홍 CPO가 있다.

홍 CPO는 1982년생으로 토스 신화를 일군 주역 중 하나다. 정보기술(IT)과 금융업계를 두루 경험하며 토스뱅크의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라갔다. 당시 만 39세로 시중은행 행장들보다 스무 살 가까이 어렸지만, 매일 이자를 받거나 먼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과 매주 자동이체로 적금할 수 있는 상품 등 독특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토스뱅크의 흑자 전환을 성공시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3월 임기를 마친 뒤에는 카카오로 영입됐다.

현재 홍 CPO는 카카오에서 카카오톡과 카카오맵을 비롯한 서비스 개발·보완을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조직문화와 어울리지 않는 리더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낙하산 인사를 영입하며 카카오식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토스식 문화를 강행해 분란을 일으킨 것이 대표적이다.


개편 이후 카카오톡 친구 목록. 전화번호부형에서 인스타그램형으로 변경됐다. [사진 = 카카오]

개편 이후 카카오톡 친구 목록. 전화번호부형에서 인스타그램형으로 변경됐다. [사진 = 카카오]


홍 CPO는 카카오에 출근하자마자 토스식 조직으로 편제하고 토스식 공지·보고 체계를 주입했다. 또 카카오의 공식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을 다른 도구로 대체해 CPO 조직이 아니면 카카오톡 서비스가 돌아가는 사정을 알 수 없게 됐다.

다달이 토스 출신 낙하산이 늘어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과제와 면접 전형을 생략하기 위해 비즈부문으로 채용했다가 보름도 채 되지 않아 테크부문으로 전환해 주고, 사내 필수 교육을 신설해 강의를 토스 출신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내부 감사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게 노동조합의 주장이다.

미팅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막말·반말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쏟아졌다. 지난주에는 휴대전화 포렌식 서약서를 요구했다. 동의 서명을 하지 않으면 업무용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어 업무가 불가능해졌다. 기술 정보가 유출되지 않기 위한 보편적인 안전장치지만 강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갈등을 불러왔다.


복수의 카카오 임직원은 “이 프로젝트는 홍 CPO의 작품인데 지금도 문제가 무엇인지 인정하지 않아서 답답하다”며 “업데이트 버전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사용자 테스트(UT) 결과가 좋지 않았고, 개발자·기획자·디자이너 모두가 개선 사항과 우려 사항을 전달했으나 조리돌림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자가 건강 문제와 사법 문제로 부재한 상황에서 경영진이 성과를 내줘야 하는데 조직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용자가 카카오에게 바라는 것은 혁신인데, 인스타그램을 따라 하는 것은 혁신이 될 수 없다. 내부적으로 심각하고 치열하게 개선 방안과 사업 비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LG 가스공사 3연승
    LG 가스공사 3연승
  2. 2트럼프 황금함대 한화 협력
    트럼프 황금함대 한화 협력
  3. 3주호영 필리버스터 거부
    주호영 필리버스터 거부
  4. 4윤석열 부친 묘지 철침
    윤석열 부친 묘지 철침
  5. 5통학버스 화물차 충돌사고
    통학버스 화물차 충돌사고

매일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