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노동자가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나머지 14개 공항 노동자가 가입한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가 지난 19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연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이날 경고 파업을 진행한 후 추석 연휴 전 무기한 총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합뉴스 |
엄흥택 | 전국공항노동자연대 공동대표·전국공항노조 위원장
추석 명절을 앞둔 10월1일, 전국공항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섭니다. 전국 15개 공항 6200여 조합원들이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동시에 일손을 놓을 예정입니다. 지난 19일, 양 노조는 공항 자회사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불공정 계약 구조의 개선을 요구하며 경고 파업을 진행했으나, 자회사도 원청도 책임 있는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공공기관 정규 전환 정책에 따라 한국공항공사에서 자회사들이 설립된 후 8년 동안, 자회사 노동자들은 줄곧 저가 낙찰 등 불공정 계약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100% 출자 자회사들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인건비를 100% 지급하지 않고, 용역사 입찰방식인 낙찰률을 적용하여 92%만 지급하며 갑질 계약을 지속해왔습니다. 지난해 전국공항노조가 파업에 나서자 이에 대해 개선하기로 약속했으나, 여전히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중 노임 단가보다 낮지 않은 단가로 계약 체결 △모·자회사 노사 공동협의회 설치·운영 △복리후생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수준의 적절한 재정 보장 △정부 공무직 지급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명절 상여금 개선 등 자회사가 받은 컨설팅 결과는 무시되었습니다.
자회사 내 임금 구조의 양극화도 문제입니다. 관리직에 해당하는 상위 직급의 임금 상승폭은 높은 반면, 현장직에 해당하는 중‧하위 직급의 임금 상승폭은 매우 낮습니다. 신규 입사자의 임금이 최저임금을 갓 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20~30대 청년노동자들의 이직률은 무려 연 16%에 달합니다. 현장 경력직도 임금 상승폭이 매우 낮아 우수 인력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휴가로 발생하는 결원에 대한 인건비마저 모회사에 반납하도록 하면서, 자회사 노동자들을 극도로 쥐어짜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력과 인건비가 부족하다 보니 부족 인력을 기간제 노동자를 채용해 돌려막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자회사 노동자들은 “무늬만 공기업 자회사”라고 한숨 쉬며 말합니다.
이러한 계약 구조가 공항 안전과 서비스 저하로 이어진다고 경고하며, 인건비를 정상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전국공항노조는 8년 동안 제자리 걸음을 반복해온 불공정 계약 구조를 더는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항 노동자의 생존권과 공정한 처우, 공항 안전을 위해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단했습니다.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확인한 89.7%의 높은 총파업 찬성률을 바탕으로 전국공항노조는 굳건히 총파업을 이어갈 것입니다.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게 되어 송구하지만, 전국공항노조의 파업은 더 안전하고 질 좋은 서비스의 공항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부디 공사는 총파업의 조기 종료를 위해 더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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