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0 °
디지털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IT클로즈업] '인스타+틱톡+슬랙'…카톡은 무엇이 하고 싶었나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원문보기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처럼 변경된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인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깊어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일부 기능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이용자들은 단순히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변화나 신규 기능 적응도에 따른 불편을 넘어 '해당 업데이트로 인해 카카오톡만의 차별성을 잃었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종합 선물세트 아닌 혼종일뿐…"창의성 없고 불친절"

2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앱 마켓에 업로드된 카카오톡 리뷰를 보면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서 벗어나 글로벌 플랫폼을 모방한 흔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숏폼 탭은 15초~1분 내외의 영상이 세로 피드로 자동 재생되며 좋아요·공유·댓글 버튼 등의 UI·UX로 설계돼 '틱톡'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워드 기반 댓글 정렬' 기능을 적용한 오픈채팅 커뮤니티 또한 업무 협업 툴 '슬랙'의 스레드 기능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친구 탭 개편이다. 기존의 단순 목록에서 벗어나 사진·상태 메시지를 카드형으로 노출하며,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식 연출을 차용했다.

'관련 UI로 개편되면서 친구가 상태메시지나 프로필 사진을 변경·업로드할 경우 이를 강제로 봐야 한다'는 불편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카오톡이 연락처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메신저인 만큼, 이번 업데이트로 친분이 없거나 보고 싶지 않은 대상의 게시물까지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직장인들은 사내 구성원들과의 단체 채팅만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부장님 일상까지 알고 싶지 않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카카오는 관련 불편사항을 의식한 듯 친구 목록 하단에 '생일인 친구' 목록을 우선 배치했지만, 이마저도 '본질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다'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실제로 업데이트 이전 카카오톡은 연락처를 기반으로 자신의 프로필을 제한적으로 보여주며 이용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프로필을 열람하는 기능도 '선택'에 맡기며 자율성을 보장했다면,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엔 이용자의 정보를 개방한 채 강제 소통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친구 탭을 업데이트 하면서 기존 기능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능이나 상세 옵션을 추가해 이용자 선택폭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 프로필에 머무르는 체류 시간을 확대하기 위해 내놓은 개선안이라곤 하지만 강제 공개되는 게시물 성격으로 인해 오히려 관련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관련 설정에서 친구에게만 공개하거나 프로필 업데이트를 나 혹은 선택한 친구만 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이 있음에도 이를 자세히 소개하지 않은 부분도 부정적 여론에 힘을 보탠 꼴"이라고 말했다.


◆MZ세대 "쉰내 나는 인스타"…중장년층 "친구 목록 어딨어"

IT업계에서 일각에서는 이미 SNS의 흥망성쇠를 경험했던 카카오가 관련 요소를 카카오톡에 차용했다는 점도 일종의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앞서 카카오는 2012년 3월 '카카오스토리' 통해 별도 SNS 플랫폼을 서비스하며 메신저와 SNS를 각각 구분·운영해왔다. 카카오스토리는 출시 첫 해 공유 게시물만 10억 개를 넘어서며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점차 이용자 감소로 인해 사용량이 크게 줄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카카오스토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31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친구 탭 업데이트가 1020세대는 물론 5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모두 공략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연락처 형태의 UI 대신 친구 목록을 볼 수 있는 레이아웃을 작게 접힌 형태로 제공하는 바람에 중장년층의 이용도 또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가수 이영지·범규(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등 연예인들조차 불편을 호소하자 유행에 민감한 1020 연령층 사이에선 이미 '쉰내 나는 인스타그램'이라며 외면받는 모습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를 계획한 주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3일 카카오톡 업데이트 후 혹평이 잇따르자, 직장인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에선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는 디자이너, 개발자, 기획자 모두가 반대하는 기능들을 윗선의 지시로 넣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내부에서도 잡음이 이는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논란은 단순 UI 변경을 넘어 이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미흡, 트렌드 분석 실패 등의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며 "또한 내부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 기능 경쟁 중심 전략, 카카오만의 정체성 등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응팔 10주년 류준열 혜리
    응팔 10주년 류준열 혜리
  2. 2김단비 우리은행 4연승
    김단비 우리은행 4연승
  3. 3통일교 의혹 전재수
    통일교 의혹 전재수
  4. 4정관장 인쿠시
    정관장 인쿠시
  5. 5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디지털데일리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