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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마약 덩어리" 평범한 그 남자가 운반책…초고속 검거한 경찰

머니투데이 고양(경기)=김미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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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경기 일산동부경찰서 강력1팀 김재이 경사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9만건(2023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강력팀은 지난해 3월7일 새벽 경기 안산시 한 주차장에서 운반책을 긴급체포했다. 30대 남성 운반책의 가방에선 일명 '클럽마약' 케타민이 덩어리째 발견됐다. 독일 마약 조직발로, 최대 20만명이 동시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사진제공=일산동부경찰서.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강력팀은 지난해 3월7일 새벽 경기 안산시 한 주차장에서 운반책을 긴급체포했다. 30대 남성 운반책의 가방에선 일명 '클럽마약' 케타민이 덩어리째 발견됐다. 독일 마약 조직발로, 최대 20만명이 동시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사진제공=일산동부경찰서.



지난해 3월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강력팀은 첩보 한 통을 접수했다. 첩보를 통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숨겨진 마약을 가져간 운반책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강력팀은 이틀 뒤 새벽 3시 경기 안산의 한 주차장에서 운반책을 검거했다.

평범해 보이는 30대 남성 운반책의 가방에선 일명 '클럽 마약' 케타민이 덩어리째 발견됐다. 최대 2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옷가지와 비닐에 둘러싸여 겉보기엔 평범했다.

검거한 강력팀에는 한 달 전 일산동부서 강력팀에 배치된 김재이 경사도 있었다. 그는 첩보부터 검거까지 48시간이 채 안 된 긴박했던 수사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피의자를 잡기 위해 CCTV(폐쇄회로TV) 동선을 샅샅이 확인했다"며 "공공 CCTV는 물론이고 사각지대에 있는 사설 CCTV까지 전부 열람을 부탁해 추적 끝에 피의자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권정상 경력팀장이 현장을 지휘하고 김현수 경위, 심준승 경장이 운반책을 긴급체포했다. 김 경사는 운반책이 소지한 케타민 6㎏을 발견해 압수했다. 당시 검거된 운반책은 현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케타민의 출처는 독일 마약 조직으로 파악됐다. 일산동부서 강력팀은 최고 단계 수배령인 인터폴 적색수배를 신청했고 독일 마약 조직원은 프랑크푸르트 현지 경찰에 검거돼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다.


현장서 배운 책임감… "마약은 '자기 몸에만 나쁜 일' 아냐"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김재이 경사. 이달 초 마약범죄 수사 공적 우수자로 선정돼 경사로 특진했다. /사진제공=본인.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김재이 경사. 이달 초 마약범죄 수사 공적 우수자로 선정돼 경사로 특진했다. /사진제공=본인.



김 경사는 2020년 12월 경찰 생활을 시작해 여성청소년수사팀을 거쳐 강력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약 1년 7개월간 강력 수사에 뛰어들어 강도 높은 현장 업무를 경험했다.

김 경사는 "강력은 사건을 직접 추적하고 피의자를 검거하는 생생한 현장이 많다"며 "휴일이 따로 없고 첩보가 들어오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개인 생활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지만 1명을 검거해도 조직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마약 수사를 하다보면 마약의 무서움을 절감한다. 마약은 투약범이 얘기하는 '내 몸에 나쁜 일' 수준을 넘어선다. 김 경사는 마약을 매개로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하는 구조를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필로폰 같은 고가 마약을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마약을 하지 않는 사람을 커뮤니티에 끌어들이는 경우를 본다"며 "중독자가 또 다른 중독자를 만드는 구조라서, 1건을 차단하는 게 크게 보면 사회 전체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팀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인터넷에서 마약을 너무 쉽게 구매할 수 있고 해외 조직까지 연계되고 있다"며 "힘들더라도 우리가 검거함으로써 유통 자체를 끊어버리는 것이 곧 다수의 투약을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스타렉스가 생활공간… 범죄자 시간에 맞춰 산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형사과가 확보한 마약사범 압수품. /사진제공=일산동부경찰서.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형사과가 확보한 마약사범 압수품. /사진제공=일산동부경찰서.



김 경사는 이달 초 마약범죄 수사 공적 우수자로 선정돼 경장에서 경사로 특진했다. 그는 성과를 개인이 아닌 팀의 몫으로 돌렸다. 일산동부서 강력1팀은 지난해 마약 수사 분야에서 마약 전담이 아닌 강력팀 중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 김 경사는 "팀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뛰었다. 팀장을 비롯해 강력팀, 형사지원팀, 형사과 함께 해서 가능했다. 특진은 덤이고 진짜 성과는 마약 대규모 유통을 막아낸 것"이라고 했다.

특진 이후에도 그는 여전히 강력팀 사무실과 수사 차량인 스타렉스를 오가는 생활을 반복한다. 올해 상반기 정시 퇴근은 채 10일도 안 된다. 식사는 주로 스타렉스에서 패스트푸드로 해결한다. 그는 "마약사범들이 우리 시간에 맞춰서 활동해주지 않는다"며 "모든 형사가 그렇겠지만 범죄자들 시간에 맞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경기)=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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