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반도 기후변화 리포트]<4>식탁을 바꾸는 기후위기
①전문가에게 듣다…"농업, 기후변화 적응 시급"
폭염으로 벼 생산성 저하·밭 작물은 기후변화에 더 취약
기후변화→새로운 병해충 등장으로 심각한 피해 가능성
이상기상에 의한 농작물 피해량/그래픽=이지혜 |
"지금은 빨간 사과를 사과라 생각하지만 미래 세대는 사과를 노랗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바뀌고, 새로운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재배해 나가다 보면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빈번해지는 사과 값, 배추 값 급등은 기후변화가 농산물 재배에 미치는 영향을 일상에서 체감하게 한다. 지구 온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른 이상기후 ·기상 현상이 잦아지며 날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농업은 이미 기후적응이 시급해졌다.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농업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듣기 위해 환경부 ·기상청이 이달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의 '농업' 부문 주저자 김광수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를 25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농업 기상학 분야를 전공, 미래 작물 생산량 예측 등의 연구를 해 온 김 교수는 "기후변화가 이미 농업에 실질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
폭염에 쌀 생산↓…관개시설 취약 밭 작물, 기후변화로 더 위험
━
김 교수는 "특히 기상의 변동성이 매우 커진 점이 농업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농산물은 기상의 변동성에 취약한데, 한 해에 많이 생산이 돼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피해를 보다 이듬 해에는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올라 소비자가 피해 보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대표적인 예가 2023년 사과 값 급등이다. 사과는 겨울철 저온을 지나 봄에 꽃을 피워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당시 평년 보다 덜 추운 겨울과 3월 이상고온 탓에 꽃이 피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꽃이 일찍 피면 저온이나 서리 등의 영향으로 꽃이 피해를 받게 되고, 그만큼 열매를 맺는 잠재력이 줄어든다. 사과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거다.
━
김 교수는 "특히 기상의 변동성이 매우 커진 점이 농업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농산물은 기상의 변동성에 취약한데, 한 해에 많이 생산이 돼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피해를 보다 이듬 해에는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올라 소비자가 피해 보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대표적인 예가 2023년 사과 값 급등이다. 사과는 겨울철 저온을 지나 봄에 꽃을 피워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당시 평년 보다 덜 추운 겨울과 3월 이상고온 탓에 꽃이 피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꽃이 일찍 피면 저온이나 서리 등의 영향으로 꽃이 피해를 받게 되고, 그만큼 열매를 맺는 잠재력이 줄어든다. 사과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거다.
김 교수는 "지난해에는 쌀 생산량도 줄었다"고 전했다. 지난해는 이례적인 폭염이 있던 해인데 고온이 벼의 생산성을 떨어트렸다. 그는 올해 역시 지난해만큼은 아니었어도 평년 보다 더웠던 데다 7~8월 폭우로 습해진 환경이 쌀 생산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안정적으로 관개가 되는 논과 달리 감자, 콩 등 밭에서 자라는 작물은 기후변화에 더 취약하다. 한반도의 강수패턴은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형태로 달라졌고, 한 지역은 너무 많은 비가, 다른 지역은 비가 오지 않는 경우가 늘어났다. 밭 작물은 이런 강수패턴 변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생산량에 큰 변동을 겪는다. 올해만해도 강릉 인근의 가뭄이 배추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상기상 발생 횟수/그래픽=이지혜 |
━
기후변화→병해충 변화도 작황에 영향 가능성
━
기후변화에 따른 병해충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도 조만간 현실화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내다봤다. 기후가 달라지면 병해충 종의 분포, 조성이 변화한다. 이전에 없던 병해충이 등장하면 여기에 대한 대비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새로운 병해충의 피해규모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을 겪은 뒤 사후적으로 대응을 하게 되는 시기가 멀지 않아 올 수 있다"고 했다.
이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농업 분야에선 '적응'이 시급하다고 김 교수는 짚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는 생산하는 작물을 특정 지역에 집중하고 농작물 주산지를 육성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한 지역 내 재배하는 농작물을 다양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집중을 하면 재배가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란 장점은 있지만 기후 위험에 취약해진다. 올해 강릉 가뭄처럼 특정 지역에 이상기후, 기상현상이 발생할 때 한 지역에 재배를 집중한 농산물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작부 체계(어떤 작물을 어떤 순서·방식으로 재배할지 정하는 계획)를 조화롭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 A농가는 a작물을, B농가는 b작물을 키워서 다양화하면 a작물이 이상기후로 타격을 받아도 b가 있어 지역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농가 단위, 지역 단위로 작부체계를 다양하게 해서 다양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농가의 경제성을 따졌을 때 불리하다는 게 현실적인 난관이다. 넓은 경작지에서 하나의 작물을 키우는 게 운송, 유통 측면에서 훨씬 낮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기후변화가 농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기후에 맞는 품종 개발도 필요하지만, 개발에서 보급까지 통상 10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여러 대응을 혼합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농가가 새로운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시도를 할 때 실패해도 큰 경제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일종의 농업보험 같은 정책적 안전장치가 일례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개별적인 기술 개발을 생각하기에 앞서 농업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조합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김광수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사진=권다희 기자 |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