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개장 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정부가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내년부터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하고 외국인 간 원화거래를 전면 허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6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지정을 거쳐 2027년 실제 편입까지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써밋'에서 연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종합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로드맵의 핵심은 △국내 외환시장 개장시간 24시간 연장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등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한 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24시간 운영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새벽 2시까지 외환시장이 열리면서 유럽계 투자자들의 거래는 용이해졌지만 미국 시간대 거래에선 여전히 제약이 있다. 2024년 말 기준 외국인 국내증권 잔액은 8000억달러 수준인데 이중 28.9%를 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하면 미국 투자자의 거래공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으로 빠져 나가던 원화 거래 수요 일부를 국내 현물환 시장으로 흡수해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24시간 체제로의 전환 시점은 MSCI의 국가 분류 조정(매년 6월) 전인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외환시장 24시간 연장시 충분한 거래량 확보를 위해 외국인이 역외에서 원화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달러 현물환 기준 '역내' 외환시장만 인정하고 있다. 역외에선 정부 인가를 받은 국내 중개회사 2곳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고 참가기관도 RFI(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해도 된다는 인증을 받은 해외 금융기관)로 제한된다.
정부는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원화를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역외 원화결제 기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간 원화거래 및 보유(예금), 조달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또 외국 금융기관 간 야간 시간에도 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국은행에 24시간 결제망(가칭 '역외 원화결제망')도 구축한다.
정부가 외환시장 추가 개방에 나서려는 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서다.
MSCI는 경제 발전, 규모 및 유동성 요건, 시장 접근성 등을 평가해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한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따르는 글로벌 투자금이 유입되고 대외적으로 한국 증시의 위상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은 1992년 신흥시장에 편입된 데 이어 2008년에는 선진시장 승격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이후 승격에는 실패했다. 오히려 2014년에 관찰대상국에서도 빠졌고 이후 11년째 신흥시장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약 30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번번이 실패했던 건 국내 외환시장이 수십년 동안 폐쇄적·제한적 구조에 머물러왔기 때문이다.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트라우마 탓에 '시장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원화 거래 접근성이 저해된단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MSCI 편입 논의 과정에서도 역외 원화거래 제한과 낮은 시장 접근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의 구체적 개선방안을 포함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종합 로드맵'을 연내 발표하고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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