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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더 믿을 수 있는 경찰이 될 수는 없을까

뉴시스 한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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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최근 잘못된 경찰 대응이 연이어 사건을 키웠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초등학생 약취 미수 사건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는 취지로 대응했고, 서울 마포경찰서는 쌍방 폭행 사건에 대해 '상대방은 중국인'이라고 했다. 두 사건 모두 처음과 다른 내용이 밝혀졌고, 경찰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일로 우리는 경찰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때 '사회 신뢰'가 무너짐을 느낄 수 있었다.

경찰이 고의로 한 일은 아닐 테지만, 결과적으로 약취 미수 사건은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이어졌다. 불안함을 느끼는 학부모가 늘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서대문구 사건 이후에 신고가 조금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쌍방 폭행 건은 이른바 '좌표가 찍혀' 신고자가 2차 가해를 당했다. 외국인 혐오와 남성 혐오가 얽히며 서로가 한 뼘 더 멀어지게 됐다.

경찰이라서 더욱 그 경향이 두드러졌다.


공권력으로 불리는 행정기관이자, '신뢰할 수 있는' 경찰이었기 때문이다. 적절하지 못한 대응이 경찰의 수사 실력까지 흠잡는 여론으로까지 이어지는 배경이다. 경찰을 믿었던 국민이 느낀 배신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그러나 적어도 경찰은 실력 없는 기관은 아니다. 보완 수사로 약취 미수 용의자를 잡거나, 두 건의 폭행 사건에 대해 모두 파악한 주체도 결국 경찰이다.

그래서 경찰도 답답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진실'이라 부르는 어떤 믿음에 한 번에 다다르기는 쉽지 않다. 서대문서는 초기 신고 내용이 오인을 일으켰다고 해명했다. 마포서 역시 유사한 날 같은 국적을 가진 사건이 접수돼 혼동했다고 설명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기에 이해되는 부분이다. 혐의 사실 등을 자세히 말할 수 없는 점도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중요한 건 최근 반복된 이 일들에서 어떻게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다.

초등학생에게 앞으로 차량 종류와 번호를 더 자세히 기억하라 떠넘겨서는 안 된다. 국적을 가지고 사건보다 특정 국가를 향한 혐오로 이어지게 둬서도 안 된다.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내 일처럼' 살펴봐 주는 경찰이 필요하다.


치안 유지에는 경찰에 대한 두려움만큼이나 믿음이 중요하다.

가장 가까이서 또 제일 먼저 사건을 접하는 경찰이기에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도 경찰의 역할이다. 안전한 사회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낮고 혐오와 갈등이 잦아지는 사회일수록 더 믿음직한 경찰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건 과한 욕심일까.

☞공감언론 뉴시스 nowo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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