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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치파오...‘홍콩’ 입은 발레 등 다채로운 홍콩 2025@서울

매일경제 정주원 기자(jnw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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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일 ‘로미오+줄리엣’
셈팀 웨버 예술감독 인터뷰
홍콩 정부 주최로 예술 교류
10월 무용·전시·연주 등 다양


26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선보일 홍콩발레단 ‘로미오+줄리엣’ 연출자 셉팀 웨버 예술감독이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홍콩위크 2025@서울

26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선보일 홍콩발레단 ‘로미오+줄리엣’ 연출자 셉팀 웨버 예술감독이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홍콩위크 2025@서울


“홍콩은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최전선 중 하나죠.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홍콩 문화와 사랑에 빠져보세요.”

올해 창립 46주년을 맞은 홍콩발레단이 홍콩 문화를 접목한 대표작으로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26~27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로미오+줄리엣’이다. 셰익스피어 희곡과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 음악을 바탕으로 한 발레 작품을 1960대 홍콩을 배경으로 변주했다. 올가을 서울에서 열리는 홍콩 문화 교류 축제 ‘홍콩위크 2025@서울’의 개막작이다.

공연을 앞두고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동 캠퍼스에서 만난 셉팀 웨버 홍콩발레단 예술감독은 “우리의 레퍼토리 중 가장 홍콩다운 작품”이라며 “1960년대는 홍콩의 황금기로, 많은 홍콩인이 향수를 가진 때”라고 설명했다.

웨버 감독은 아메리칸 레퍼토리 발레단과 워싱턴 발레단 예술감독을 거쳤고, 2017년 홍콩발레단에 부임한 이래 홍콩만의 고유한 색깔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기존 레퍼토리는 클래식 위주로 너무 포괄적이었다”며 “홍콩의 독특한 성격을 반영하면서도 해외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1960년대 홍콩으로 배경 옮기고
치파오·네온사인 등 화려한 무대
“왕가위 ‘화양연화’ 등에서 영향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할 것“
1960년대 홍콩 길거리와 마작 문화를 배경으로 재해석한 홍콩발레단 ‘로미오+줄리엣’의 한 장면. 사진제공=홍콩발레단·ⓒConrad Dy-Liacco

1960년대 홍콩 길거리와 마작 문화를 배경으로 재해석한 홍콩발레단 ‘로미오+줄리엣’의 한 장면. 사진제공=홍콩발레단·ⓒConrad Dy-Liacco


음악은 프로코피예프 것을 그대로 썼지만, 시각적인 변화가 크다. 화려한 무대와 의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홍콩 거리를 그대로 떼다 놓은 듯 화려한 네온사인, 치파오 등 전통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몸짓 때문이다. 원작에서 비극의 발단이 되는 로미오의 친구 머큐시오와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간 검투는 쿵푸 대전으로 바꿨다. 줄리엣은 상하이 부호의 딸이고, 홍콩인들의 사교장인 마작 문화도 등장한다.

강렬한 빨간 배경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부둥켜안고 있는 포스터 역시 홍콩 영화 전성기,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연상시킨다. 웨버는 “시각적으로 영향을 받은 게 맞는다”며 “나 역시 1990년대 홍콩 영화 산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고, 당대 추억을 가진 한국인 관객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모습은 바뀌었지만, 우리 사회가 사랑이란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중심 메시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홍콩 문화와 클래식 발레를 접목한 비결로 “방대한 자료 조사”를 꼽았다. 어린 시절 발레를 배우면서도 법학 공부를 했던 영향으로 역사 공부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 또 “이야기꾼으로서의 감각도 남다르다”며 “내가 무용을 배울 땐 안무가들이 스토리를 말해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무용수와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방향을 잡는다”고 했다.


196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홍콩발레단 ‘로미오+줄리엣’의 한 장면. 무용수들은 서양식 드레스 대신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는다. 사진제공=홍콩발레단·ⓒTony Luk

196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홍콩발레단 ‘로미오+줄리엣’의 한 장면. 무용수들은 서양식 드레스 대신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는다. 사진제공=홍콩발레단·ⓒTony Luk


‘홍콩위크 2025@서울’은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여가문화서비스부가 기획해 2019년부터 글로벌 도시에서 개최하는 문화 행사다. 서울에선 올해 처음 선보인다. 홍콩발레단 외에도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무용 공연이 10월 내내 펼쳐진다. △홍콩공연예술대와 성균관대 무용학과가 공동 창작한 ‘콜랍 아시아 프로젝트’(9월 30일~10월 1일, 3~4일·마로니에 공원) △광둥 전통 의식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라보라테리 아츠의 ‘파지옥’(10월 17~19일·아르코예술극장) △홍콩무용단 대형 창작 무용극 ‘24절기’(10월 18~19일·국립국악원) △무대와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홍콩현대무용단의 ‘미스터 블랭크 2.0’(10월 24~25·강동아트센터) 등이다.

음악, 전시, 영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특히 아시아 관현악단 최초로 2019년 영국 그라모폰지 선정 ‘올해의 오케스트라상’을 수상한 세계적 악단 홍콩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0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연주회를 연다.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하며, 홍콩필 상주 지휘자 리오 쿠오크만도 함께한다. 우리나라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 홍콩 작곡가 찰스 쾅의 ‘페스티나 렌테 질여풍, 서여림’도 연주한다.

이 밖에 △지휘자 옌후이창이 이끄는 홍콩 차이니즈 오케스트라와 소리꾼 김수인·생황 연주자 천이웨이 등의 협연(10월 11일·롯데콘서트홀) △중국 현대미술 거장 우관중 국내 첫 단독전 ‘흑과 백 사이’(10월 19일까지·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서울·홍콩 패션쇼와 전시(9월 27일~10월 11일) △홍콩 만화 문화전(10월 9일까지·스타필드 하남) △박정현·선우정아·조나단 웡 등이 출연하는 무료 공연 ‘꿈의 정원: 콘서트와 영화’(10월 11일·난지한강공원) △영화 ‘영웅본색’ 4K 복원판 세계 최초 상영 등도 진행된다.

셉팀 웨버 홍콩발레단 감독이 영화 ‘화양연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로미오+줄리엣’ 포스터. 왼쪽부터 수석 무용수 예 페이페이와 카토 료. 사진제공=홍콩발레단

셉팀 웨버 홍콩발레단 감독이 영화 ‘화양연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로미오+줄리엣’ 포스터. 왼쪽부터 수석 무용수 예 페이페이와 카토 료. 사진제공=홍콩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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