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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선생님으로 변신한 韓골프 전설 “나눔이 삶의 원동력”

매일경제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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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와 필드토크
자신의 이름 건 대회 대비
재단 꿈나무들과 함께 연습
세심하게 챙기며 조언 건네
스윙·코스 공략법 등도 지도
“누군가 도울 때 가장 보람
더 많이 베푸는 인생 살고파”


2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진행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연습 라운드에서 성준민에게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는 최경주. 임정우 기자

2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진행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연습 라운드에서 성준민에게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는 최경주. 임정우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진행된 연습 라운드에서 ‘한국 남자골프의 전설’ 최경주(55)가 ‘일일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베푸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인 그는 동반 라운드를 한 최경주재단 꿈나무 윤태환, 성준민을 세심하게 챙겼다.

최경주는 이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후배들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니 피곤함이 전혀 느끼지 않는다. 오늘도 엄청난 에너지를 받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을 마치고 23일 새벽 귀국한 최경주는 곧바로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 운영을 책임지는 호스트 역할까지 해야하는 만큼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후에는 다시 선수로서 준비 모드에 들어갔다.

23일에 이어 24일에도 연습 라운드를 소화한 최경주는 시차적응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샷감을 자랑했다. 드라이버 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나지 않았고 아이언 샷은 핀 주위에 붙었다. 파3 8번홀 에서는 홀인원에 가까운 티샷을 선보였다. 214야드 거리에서 4번 유틸리티로 친 티샷은 홀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를 보고 있던 윤태환과 성준민은 “최경주 프로님 대박”이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어 최경주의 즉석 레슨쇼가 펼쳐졌다. 아이언샷이 조금씩 목표를 벗어나 고민이라는 성준민의 질문에 최경주는 직접 시범을 보이며 알려줬다. 어드레스 때 클럽 헤드 페이스가 열려있다는 것을 알게 된 성준민은 곧바로 정렬을 다시 했다. 이후에는 거짓말처럼 아이언 샷이 핀을 향해 날아갔다. 앞서 나왔던 실수를 하지 않게 된 그는 최경주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린 주변에서도 최경주의 가르침은 계속됐다. 성준민이 그린 프린지에서는 어떤 클럽을 사용하는 게 좋은지라고 묻자 최경주는 잠깐의 고민도 없이 퍼터라고 답했다.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웨지보다는 퍼터가 홀에 가깝게 붙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아무리 웨지를 잘 다뤄도 퍼터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 또 공이 놓여 있는 잔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퍼터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며 “그린 프린지를 1m 이상 지나가더라도 퍼터가 효율적이다. 페럼클럽처럼 까다로운 그린에서는 퍼터를 더욱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진행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연습 라운드에서 성준민에게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는 최경주. 임정우 기자

2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진행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연습 라운드에서 성준민에게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고 있는 최경주. 임정우 기자


최경주는 코스 매니지먼트와 핀 위치에 따른 공략법 등까지 알려줬다. 최경주재단 소속으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출전자 선발전 1위를 차지하며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낸 윤태환은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틀 연속 최경주 이사장님과 연습을 하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가장 놀랐던 건 코스 매니지먼트와 그린 주변 플레이다.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공략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다. 여기에 긴 러프와 벙커에서는 어떻게 쳐야 하는지 알게 된 만큼 앞으로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태환과 성준민이 발목을 덮는 그린 주변 러프에서 탈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최경주는 자신만의 비법을 소개했다. “러프가 긴 상황에서는 클럽 헤드를 열지 않고 스퀘어로 맞추거나 조금 닫아놓고 치는 게 유리하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홀에 가깝게 붙인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린에 공을 올리는 것이다. 무모한 플레이를 하다가 실수가 나오면 많은 타수를 잃을 수 있는 만큼 욕심을 버리고 차분하게 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꿈나무들과 함께 연습을 하는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하는 선수를 키워낼 때까지 온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는 “꿈나무들이 성장해나가는 것을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그만큼 내게는 어떤 일보다 값지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도움이 필요한 꿈나무들을 최선을 다해 도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만 55세가 된 지금까지도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나눔의 비전을 꼽았다. 오래 전부터 베푸는 삶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재단을 만든 2008년부터 더욱 신경쓰고 있다. 그는 “나 혼자만 생각했다면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 했을 때 기쁨은 배가 된다. 앞으로도 협동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야 한다는 애정어린 조언도 건넸다. 최경주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게 된다. 가장 멀리해야 하는 건 ‘이 정도면 됐지’와 같은 안일한 생각이다. 우리 꿈나무들과 장학생들은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 모두가 원하는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31년째 프로 골퍼로서 활약하고 있는 최경주는 더 많은 이들에게 베풀기 위해 몸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스스로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엄격하게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내가 한 말을 제대로 지키는 프로골퍼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여주 임정우 기자

2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진행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연습 라운드에서 윤태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경주. 임정우 기자

2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진행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연습 라운드에서 윤태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경주.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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