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직 나이가 젊다면 앞으로를 기약할 수는 있다. 요즘 메이저리그도 투수가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고,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언젠가는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성기를 보내다 30대 중반에 이르러 다시 미국에 간 선수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은 한 해, 한 해가 절박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못 올라가면 언제 현역을 그만 둘지 모른다.
LG에서 오랜 기간 뛰며 ‘잠실 예수’로 불렸던 케이시 켈리(36), 그리고 롯데에서 1년 반을 뛰며 KBO리그 팬들에게 친숙한 애런 윌커슨(36)이 바로 그런 선수들이다. 이들은 1989년생으로 올해 36세다. 메이저리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나이의 투수들은 아니다. 한국을 떠난 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렸지만, 올해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이제는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켈리는 지난해 시즌 중반 퇴출된 뒤 미국으로 돌아가 곧바로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시즌 막판 감격의 메이저리그 복귀(2경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회가 계속 주어지지 않았다. 켈리는 일단 팀을 나와 애리조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메이저리그 재복귀를 노렸다. 애리조나는 켈리의 자택 근처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었다.
윌커슨은 올해 마이너리그에서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지만 끝내 메이저리그 팀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했다. 윌커슨을 시즌을 앞두고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시즌 중반 방출된 뒤에는 다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해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았다. 올해 트리플A 29경기에 선발로 나가 152⅔이닝을 던지면서 7승3패 평균자책점 3.89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신시내티, 세인트루이스 모두 윌커슨을 메이저리그 무대에 부르지 않았다. 보험용으로 트리플A에 뒀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용성이 크다고 보지는 않은 것이다. 건강하게 이닝을 소화한 덕에 트리플A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선수가 됐지만, 이는 훈장이 아니었다. 아직 시즌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애리조나와 세인트루이스가 두 선수를 콜업할 것이라는 전망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럴 만한 정황도 없다.
올해 실적이 있기에 내년에도 마이너리그 계약은 가능할 수도 있다. 역시 보험용이다. 하지만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가면 갈수록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년이 지나면 나이를 고려할 때 더 찾는 팀이 없을 수도 있다. 실제 나이 문제 때문에 KBO리그 구단들도 두 선수가 방출된 뒤 모두 외면했다. 현재는 더 강력한 구위를 가진 선수들이 더 각광을 받는 추세다. 두 선수도 현역의 마지막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법하다. 아쉽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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