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찍고 "아파트 계약 취소", 5년간 11만건…"시장 교란 신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서울 거주민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건수가 3개월 연속 3000건을 넘어서며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19일 기준 지난달 경기도 집합건물을 매수한 서울 거주자는 총 3463명으로, 전월(3349명) 대비 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8월 거래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최종 수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남 일대 모습. 2025.9.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최근 5년간 전국 아파트 거래 후 계약이 해제되는 사례가 11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신고가 띄우기'를 위한 허위 계약 의혹이 제기되며 시장 질서 교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전국 아파트 거래 해제 건수는 총 11만건을 넘어섰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만8432건, 2022년 1만4277건, 2023년 1만8283건으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2024년에는 2만6438건으로 다시 급증했다. 2025년 8월까지는 이미 2만3452건의 계약이 취소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거래 해제가 집중됐다. 경기도가 2만78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1만1057건, 인천 6757건이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 광역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남 8624건, 부산 8250건, 충남 6259건, 경북 5718건 등 지방에서도 거래 해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시장의 수요 위축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허위 거래를 통한 '신고가 띄우기' 의혹이다. 해제된 계약 중 일부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짜고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신고한 뒤, 주변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고 계약을 해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는 착시 효과로 인해 실제보다 높은 가격에 매물을 매수하게 되는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재 의원은 "거래 해제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강력한 시장 관리와 처벌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시장의 신뢰 회복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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