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3000명 모아 정치권 압박”…충장로 상인회 ‘3000운동’ 논란

충장로 1~3가 상인회 “공영주차장 전무…상권 생존 위협”
하루 3000원 종일주차 내세운 대형 공영주차장 건립 요구
이미 1천면 넘는 주차공간 확보…“부족 아닌 요금 문제” 지적
선거법 저촉·정치적 동원 논란 속 구조적 대안 마련 시급

광주 동구 충장로 1~3가 상인회가 하루 3000원에 종일 주차할 수 있는 대형 공영주차장 건립을 요구하고,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3000명을 모집해 내년 선거에서 압박 카드로 삼겠다는 내용의 ‘3000운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 도심 대표 상권 충장로에서 상인들이 ‘3000운동’을 선언하며 정치권 압박에 나섰다. 공영주차장이 전무한 충장로 1~3가에 대형 주차장을 세워야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미 상당한 규모의 주차 공간이 확보돼 있다는 반론과 정치적 동원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광주 동구에 따르면 충장로 1~5가 일대에는 공영·민영을 합쳐 7곳, 555면 규모의 주차장이 운영 중이다. △NC웨이브충장점(185면) △충장주차장(104면) △삼희주차장(87면) △신흥주차장(75면) △일신주차장(39면) △충장로상점가 공영주차장(37면) △충장로1가 주차장(28면) 등이다.

반경 500m 이내로 범위를 넓히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주차장(275면) △황금주차빌딩(300면) △로머스파크(244면) △와이즈파크(107면) 등 대형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다. 주말 정오 같은 피크 시간에도 빈자리가 적지 않게 확인됐다. 지난 14일에는 동구가 충장로 4가에 국비와 시·구비 27억 원을 투입해 16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새로 조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상인회는 “공영주차장이 모두 4~5가에 집중돼 있어, 상권 중심인 1~3가는 비싼 민영주차장만 남아 있다”며 불편을 호소한다. 정일성 충장로 1~3가 상인회장은 “충장로의 얼굴인 1~3가에는 공영주차장이 단 한 곳도 없다”며 “1~3가 손님들이 주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인회가 내세운 ‘3000운동’은 하루 3000원에 종일 주차할 수 있는 대형 공영주차장 건립을 요구하고,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3000명을 모집해 내년 선거에서 압박 카드로 삼겠다는 내용이다. 상인회 측은 이미 목표 인원을 채웠다며 “주차장이 곧 생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정 정당 당원을 조직적으로 모집해 정책 관철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선거법 저촉 가능성이 제기된다. ‘표와 맞바꾸는 시설 유치’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충장로 주차 문제가 “부족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고 진단한다. 민영주차장의 경우 시간당 3000원 이상 요금을 부과해 시민들이 기피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주차장을 짓기보다 기존 주차장과 제휴해 요금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는 대안도 제시된다.

광주시는 대형 주차장 건립에 부정적이다. 이미 주차 공간이 충분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의 ‘대자보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설명한다.

지역 전문가들은 충장로 침체의 본질을 주차난에서 찾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신도심 확장과 온라인 쇼핑 확산 등 구조적 변화가 상권 쇠퇴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전남대의 한 교수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야간 소비 트렌드 발굴, 걷기 좋은 거리 조성 등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며 “주차장이 상권 회복의 열쇠라는 인식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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