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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교관 코스트코 쇼핑 금지”…미국, 공개 망신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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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코스트코 매장 전경. AP 연합뉴스

미국의 한 코스트코 매장 전경. AP 연합뉴스


미국이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총회 참석 등으로 미국에 와 있는 이란 외교관이 코스트코에서 쇼핑을 하는 것도 막아섰다. 이란은 제재 부활을 막기 위해 유럽국가들과 연이어 협상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타미 피곳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이 22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이란 정권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이란 유엔 총회 대표단의 이동과 도매점·사치품 접근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지시한 이 조처로 앞으로 이란 외교관과 그 가족은 코스트코를 포함한 모든 도매점의 회원 자격 취득·유지와 물품 구입을 위해선 국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시계, 모피, 보석, 핸드백, 지갑, 향수, 담배, 주류와 같은 품목을 구매하는 데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물품은 1000달러(140만원) 이상, 차량은 6만달러(8400만원) 이상일 경우 역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외교관들에 대한 제한 조처는 이란에 대해서만 부과됐다. 이 조처의 적용 기간은 영구적이라고 에이피(AP)통신은 보도했다.



피곳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 국민이 빈곤과 붕괴한 인프라, 심각한 물·전기 부족을 겪는 동안 이란 정권의 성직자 엘리트들이 뉴욕에서 흥청망청 쇼핑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란 정권이 유엔총회 계기에 그들의 테러리즘 의제를 홍보하기 위해 뉴욕을 자유롭게 다니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지난 6월 레바논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6월 레바논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란 대표단은 제재 부활을 막으려 유럽국가들과 연이어 회담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보도를 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2일 오전 영국·프랑스·독일 외교장관들과 함께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만났다. 다음날인 23일에는 이란과 영·프·독 외무장관들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함께 회담을 할 예정이다.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 당사국인 유럽 3개국은 지난달 28일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제재 복원(스냅백) 절차를 시작했다. 30일째가 되는 이달 27일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이란 제재 유예를 계속하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해야 제재 복원은 중단된다. 이미 지난 19일 제재 유예를 유지하는 결의안이 부결된 바 있어, 제재 복원으로 무게추가 기운 상황이다. 유럽 3개국은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재개, 농축우라늄 문제 해결, 미국과 협상 재개를 조건으로 내걸고, 이 조건을 받아들일 경우 제재 부활을 최대 6개월 유예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한 유럽국가 외교관은 “이제 공은 이란 쪽에 있다. 앞으로 며칠 내로 구체적인 조처를 빠르게 취해야 제재 복원을 막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제재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럽국가 외교관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최소한 이란이 특별보고서를 제출하고 일부 핵시설에 형식적인 사찰이라도 허용해야 하는 수준이어야 하나, 그조차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해, 유럽의 제재도 근거가 없다고 맞선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22일 국영 방송에 나와 “며칠 내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으면 테헤란은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인 2018년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며 이란의 석유 수출을 금지하는 등 경제 제재를 도입했다. 이에 이란도 최대 3.67%로 농축한 우라늄을 300㎏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핵합의를 벗어나, 지난 6월엔 9874.9㎏까지 비축량을 늘렸다고 국제원자력기구는 파악하고 있다. 이중 440.9㎏은 최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으로 90%까지 순도를 높이면 핵무기 1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로이터는 미국의 경제 제재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이란에 유럽의 제재까지 가해지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많은 이란인이 경제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어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흔들리고 있지만, 지도층이 해답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란 한 이란 내부자의 발언을 전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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