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재외국민 자랑스럽게 투표하는 韓 만들겠다”

[뉴욕=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민주주의 강국으로 돌아왔다”며 “재외국민이 어디에 있든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국민임을 말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특히 투표 제도 개선을 통해 재외국민의 권리 보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간담회는 뉴욕 맨해튼 지그펠트 볼룸에서 열렸다. 약 300명의 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 부부는 큰 환호와 박수 속에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먼 타국에서 대통령을 환대해줘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은 조국이 해외 국민들을 걱정하기보다, 재외국민들이 본국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대한민국이 여러분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유일한 나라”라며 “전 세계가 잠시 우려했지만, 우리는 모범적인 민주국가·문화 강국·군사경제 강국으로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위대함은 국민들의 위대함에서 시작됐다”며 “재외국민 역시 같은 정체성을 가진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발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사회가 세계 무대에서 보여준 성과에도 주목했다. 그는 “K-팝, 드라마, 푸드, 뷰티를 넘어 이제는 K-데모크라시까지,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모범이 되고 있다”며 “이제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경제·문화·군사·외교적으로 새로운 도약을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발 딛고 사는 재외국민들이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국민임을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는 한국 영토 안에만 머무는 정체성이 아니라 전 세계로 확장되는 국가적 자부심”이라고 설명했다.

재외국민 투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재외국민이 투표를 위해 며칠씩 이동하거나 항공료를 수백 달러 내야 하는 현실을 호소한다. 심지어 투표 기회를 아예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면서 정작 권리를 행사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력이 이렇게 신장했는데 재외국민이 어디에 있든 당당히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투표 제도를 확실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동포사회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한민국 이야기를 나누자. 정부도 동포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광복 80주년과 유엔 창설 8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해에 마련됐다. 대통령은 다음날부터 유엔총회와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AI·에너지·인구 변화 등 글로벌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