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7경원' 굴리는 블랙록 회장 회동…"'아시아의 AI 수도' 적극 협력"

[the300]

[뉴욕=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의 AI 산업 글로벌 협력을 위한 MOU 체결 때 박수를 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23.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방미 기간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과 만나 MOU(업무협약)을 통해 AI(인공지능)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래리 핑크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AI Capital in Asia)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이 대통령과 래리 핑크 회장 간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블랙록 자회사인 GIP의 아데바요 오군레시 회장과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회동 준비에 힘쓴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 했다.

하 수석에 따르면 래리 핑크 회장은 이 대통령 취임 후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한국의 정치·경제 상황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한국의 경제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AI·에너지 분야에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의 AI·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아시아·태평양 AI 수도 실현을 위해 블랙록과 협력하게 된 점을 환영하며 긴밀하고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이번 협력 관계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래리 핑크 회장을 한국에 초대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블랙록은 래리 핑크 회장이 1988년 설립한 자산운용사로 운용 자금이 12조5000억달러(약 1경7000조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월가의 정부'로 불릴 만큼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ETF(상장지수펀드) 브랜드인 '아이셰어즈'(iShares)의 운용사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xAI' 등과 함께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을 구성해 글로벌 차원의 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뉴욕=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아데바요 오군레시(오른쪽)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 회장을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23.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블랙록 포트폴리오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포함돼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달 14일 공시된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BFA·BlackRock Fund Advisors)는 삼성전자 지분 5.07%(3억39만1061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BFA의 소유주식수 및 지분율은 2019년 2월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기준"이라고 했다. BFA는 아이셰어즈 등 ETF 운용을 담당하는 블랙록의 자회사다.

이 대통령과 래리 회장은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 간 MOU 체결을 통해 글로벌 협력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하 수석은 밝혔다. 과기부와 블랙록 간 MOU는 글로벌 협력 구조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 수석은 "한국은 주요 기관투자자 및 산업 파트너와 함께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뒀다"며 "아울러 향후 5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및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 투자 방향을 공동으로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한국 내 급격히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발전·저장 설비를 결합하는 등 통합적 접근에 대한 검토 방안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의 AI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 등도 MOU에 포함됐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블랙록 같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에서 대규모 투자라고 하면 통상 수십 조원 단위를 얘기한다"며 "MOU가 체결되고 이 대통령이 래리 핑크 회장과 함께 이 부분을 추진한다는 컨센서스(합의)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제 한국과 블랙록 사이에 TF(태스크포스)가 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TF가 결성되고 그 안에서 공동의 투자 포트폴리오들, 실행 계획들에 대해 논의하고 나면 전반적인 실제 투자 규모가 발표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러고 나면 파일럿 투자가 예상되는데 적어도 수조원 단위의 파일럿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 의장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우창 국가AI정책비서관, 하 수석,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5.09.23. photocdj@newsis.com /사진=

뉴욕(미국)=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