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만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한국, AI·에너지 아시아 수도로”…수십조원 투자 협력 선언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본격적인 다자외교 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방미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만나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AI) 중심지로 키우기 위한 협력에 합의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접견에서 핑크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적극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국을 아태 지역 AI 수도로 만드는 일에 협력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긴밀한 협력과 실질적 성과 창출을 강조하고, 핑크 회장을 한국으로 초대했다.

양측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국내 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 ▲한국 내 아태 AI 허브 구축 ▲글로벌 차원의 투자 구조 마련이 핵심으로 담겼다. 특히 재생에너지 기반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과 향후 5년간 아태 지역 AI·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규모 공동 투자가 포함됐다.

핑크 회장은 “AI와 탈탄소 전환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 전 지구적 과제”라며 “전 세계 자본을 연결해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취임 이후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정치·경제 상황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정부 정책을 높게 평가했다.

하정우 수석은 “이 대통령과 핑크 회장은 AI, 에너지 전환, 인구 변화라는 인류의 대전환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했고 전략적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접견에는 아데바요 오군레시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 회장과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그리고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배석했다.

차 의원은 “블랙록은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스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금융투자(FI)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 로드맵이 잘 이행될수록 상호 이익이 커지는 구조로, 한·블랙록 공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우선 수조원 규모의 파일럿 투자를 시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운용자산 12조5000억달러(약 1경7천조원)에 달하는 블랙록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xAI 등과 함께 ‘글로벌 AI 인프라 파트너십(AIP)’을 구성해 글로벌 차원의 AI·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뢰할 만한 AI·에너지 거점 국가로 자리매김할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정부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전력망 등 핵심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열고, 한국 시장을 국제 금융 생태계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연계해 오는 25일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석하는 ‘대한민국 투자서밋’을 개최해 한국의 경제 정책을 소개하고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안보리 공개토의에서도 AI와 에너지, 인구 문제에 대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장관과 대통령실 AI미래수석은 23일 IBM 양자연구센터를 찾아 한·미 간 양자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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