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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투자, 75억 매출...'얼굴' 연상호 감독의 쓴소리 "공장품 만들지 않았으면" [mhn★인터뷰①]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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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장민수 기자) 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의 과감한 도전이 대성공을 거뒀다. 현실적인 문제로 시작된 도전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스템의 정착을 꿈꾸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얼굴'은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 영희의 백골 시신 발견 후, 죽음 뒤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연상호 감독이 자신의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연출했다.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등이 출연한다.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름값 높은 감독, 배우들이 참여했지만 제작비는 약 2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기생수: 더 그레이' 등 대작들을 선보여왔던 연 감독이 이 같은 시도를 감행한 이유는 뭘까.


먼저 현실적인 이유는 투자 난항이었다. 그는 "대본을 쓴 건 한참 됐다. 2012년, 2013년쯤이었다. 영상화하기 위해 투자사에 노크도 많이 했는데 안 됐다. 너무 마이너하니까 힘들겠구나 생각하고 만화의 형태로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4학년 딸이 보는 어린이용 유튜브 영상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속 재연 장면을 보게 됐고, "재미로만 보니까 퀄리티를 크게 안보더라. 내가 감독으로서 저런 콘텐츠 제작자들과 경쟁이 될까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에 "영화감독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데 거기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그걸 탈피하지 못하면 앞으로 영화 찍기 힘들 수도 있겠다 싶더라"며 새로운 형식에 대한 도전 의식을 담아 저예산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전했다.

20여 명의 스태프가 함께했으며, 일반 장편 상업 영화의 1/3 수준인 13회차로 촬영을 마무리했다. 참여 인원이 적으니 여러모로 힘든 현장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오히려 더 깔끔하게 진행돼 좋았다는 후기도 전했다.


연 감독은 "큰 영화 현장이면 100명 넘게 움직이니까 힘든 일들이 많다. 이번에는 말이 20명이지 연출부 2명 제작부 2명 등 최소 인력이라 혼란이 있을 일이 별로 없었다"며 "영화 동아리 친구들과 찍는 것처럼 다들 즐기면서 찍은 것 같다. 현장 편집도 없이 연결이 맞는지 정도 확인하면서 넘어갔다. 나름 기동성 있게 찍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제작비는 적었지만, 탄탄한 서사와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까지 한데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영화로 탄생했다. 이에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며 지난 21일 기준, 72만 관객을 넘어섰다.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고 누적매출액 75억 원을 벌어들였다. 꼭 제작비와 흥행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성공적 사례가 됐다.

연 감독은 이번 '얼굴'의 흥행을 통해 국내 영화 산업에 새로운 제작 방식이 자리 잡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는 영화 산업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요즘 상업 영화판을 보면 초반 기획 단계에서 호불호를 줄이려고 하는 쪽으로 기획된다. 그렇게 불호일 수 있는 부분을 깎아내다 보면 비슷한 모양이 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문화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보면 유니크하고 팬덤이 강한 쪽을 찾으려는 부분이 있다. 모난 면이 있어야 집중적인 팬덤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들여다봤다.



이어 "영화의 개성이 더 존중됐으면 한다. 예산이 줄고 리스크가 줄어들면 더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으니까, 그게 영화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관객의 선택권을 넓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산업이 공장품 만드는 형태로 생각하고, 그게 이익이 난다는 생각으로 명확한 방향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게 별로다. 다양한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연 감독의 바람대로 개성 강한 작품을 저예산으로 제작하고자 한다면 고려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배우들의 개런티. '얼굴'의 경우 배우들이 노 개런티 내지는 최소한의 금액만 받고 출연했기에 2억 원이라는 예산 내에서 제작이 가능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업 영화에서의 스타 배우들은 수억 원이 넘는 출연료를 가져간다. 영화계 관계자들도 배우들의 개런티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 감독은 "이번에 배우들이 노개런티로 했지만 13회차니까 가능했다. 50회가 넘어간다면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짚으면서도 "그래도 이러한 시스템에 의지가 있는 배우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가능성을 기대했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계 대표 '다작' 감독이다. 성공뿐 아니라 실패도 적지 않게 맛봤다. 그럼에도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차기작으로는 총괄 프로듀서 및 각본가로 참여한 넷플릭스 시리즈 '가스인간'과 연출작인 영화 '군체'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상상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연 감독은 "모멸감에 대한 겁이 없다"며 "항상 잘하고 싶지만, 그러면 겁이 나고 못 하게 된다. 그런 것에서 탈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투자를 못 받으면 영화를 못 한다는 걱정이 항상 있다. 그런 경우가 생겨도 뭔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준비를 한다. 그러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서 만화도 하고 소설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저예산도 하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선보일 것을 다짐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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