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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힘 통해 평화 확보” “한국, 양강 균형 넘어 적극 외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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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1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동아시아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제1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차창훈 부산대 교수,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류페이이 대만 국립진먼대 평화연구센터 소장, 장영희 충남대 교수, 윤인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안보연구실장, 박민희 한겨레 선임기자, 이홍규 동서대 중국연구센터 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리칭쓰 중국 인민대 교수가 줌(화상)으로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1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동아시아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제1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차창훈 부산대 교수,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 류페이이 대만 국립진먼대 평화연구센터 소장, 장영희 충남대 교수, 윤인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안보연구실장, 박민희 한겨레 선임기자, 이홍규 동서대 중국연구센터 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리칭쓰 중국 인민대 교수가 줌(화상)으로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등장 이후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동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학자들이 22일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만나 열띤 토론을 벌였다. 동아시아 안보의 최대 난제인 대만을 둘러싼 양안관계와 북핵 문제, 나아가 새로운 국제질서의 가능성에 대한 탐색이 주제였다.



리칭쓰 중국 인민대 교수는 “동아시아 국가가 아닌 미국이 한-미, 미-일 동맹 등을 통해 동아시아 안보에 개입하면서, 중국을 경쟁자이자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리 교수는 “미국은 전쟁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 중국은 평화를 위주로 하는 외교”라는 중국 쪽 관변논리를 제시하면서, “중국이 강해질수록 동아시아는 평화로워진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9월3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등을 통해 강조하고 있는 정세 인식과 같은 내용이다.



리 교수는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안미경중’ 정책을 해왔는데, 이제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능력도, 안보를 유지할 의지도 없다”며, 한국과 일본이 트럼프의 이런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리 교수가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강조한 것 역시 “중국의 힘”이었다. 그는 “주일·주한 미군기지가 이미 인민해방군의 로켓포와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중국이 세계를 향한 선의를 지나치게 보여왔으나, 무력의 사용이 분명 부족했고, 진정한 화해와 평화는 힘의 사용을 통해 확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 통일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양안 통일은 중국 내부의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류페이이 대만 국립진먼대 평화연구센터 소장은 “양안관계는 단순한 국내 문제도 국제 관계도 아닌 복잡한 국제 정세의 축소판”이라고 강조했다. 류 소장은 “탈냉전기인 1980년대부터 중국과 대만의 양안화해가 진행되었고 1990년대부터는 남북 화해도 진행되었지만, 2018년 이후 미-중 갈등이 악화되면서 강대국들이 정세를 주도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안관계의 세가지 변수인 △대만 여론 △중국의 통일 의지와 방식 △미-중 관계 가운데 “미·중 두 강대국의 관계가 가장 핵심 요소인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류 소장은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대만을 포기하는 거래를 할 가능성에 대해 대만 내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장영희 충남대 교수(평화안보연구소 연구위원)는 “한국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와 시진핑 3기에서 더욱 강해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모두 버거운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동맹 현대화와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해 한국을 미-중 경쟁의 최전선으로 끌어들이고 있고, 중국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지역 문제를 자국의 내정 영역으로 규정해 한국의 국가이익 수호에 대한 정당한 관심을 부정하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영향력을 통해 한국의 정책 선택을 제약하려 한다”는 점을 짚었다. 장 교수는 한국의 대응과 관련해 “단순한 편승이나 균형이 아니라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여 중견국 외교의 적극적 전개를 모색해야 한다”며 한국에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는 능동적 자세를 주문했다.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대만 상황은 일본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중국을 향해 ‘대만에서 군사적 행동을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방위력 강화, 미-일 동맹 강화와 유사 입장국과의 협력(소다자주의), ‘대만 유사사태’에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중국과의 외교 채널도 열어두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니시노 교수는 특히 “대만 유사사태가 한반도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일본 정책 당국자들도 가능하다면 한국과 더 안보 협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니시노 교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한-일 협력을 강화하고 ‘한-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북한 문제를 두고선 두 나라 사이에 이견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동결-감축-비핵화’의 3단계 북핵 해법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면서도 “이 대통령이 일본과도 전략적 소통을 하면서 대북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부산/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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