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경 추모한다며 갯벌 들어간 당직 팀장… 특공대·함정 출동

순직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와 함께 근무했던 파출소 당직 팀장이 추모의 뜻을 전하겠다며 사고 지점 인근 갯벌에 들어가 해경과 소방대원 수십 명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인천해양경찰서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5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 전망대 인근 갯벌에 A 경위가 들어갔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순직 사고 당시 파출소 당직 팀장인 A 경위는 이날 이 경사 유족들의 추모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했고, 사고 지점인 꽃섬 인근에 국화꽃을 두고 오겠다며 갯벌로 들어갔다.

이에 해경은 중부해경청 특공대, 인천해경서 영흥파출소·신항만구조정·인천구조대, 평택해경서 평택구조대·안산구조정 등 32명과 경비함정 6척을 투입했다.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소방 당국도 소방관 4명과 차량 2대를 현장에 보냈다.

해경은 오후 1시 6분쯤 발목과 무릎 사이 높이까지 물이 차는 상황에서 A 경위를 배에 태워 구조했다. 해경 관계자는 “A 경위의 행동에 불법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했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이 진행된 15일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오상권 중부해양경찰청장과 동료 경찰들이 헌화 후 경례하고 있다. /뉴스1

이 경사는 지난 11일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중국인 남성을 홀로 구조하다 숨졌다. 당시 해경 영흥파출소에는 이 경사와 당직 팀장, 동료 4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당직 팀장은 이 경사를 혼자 출동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사의 동료 4명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흥파출소장과 인천해경서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를 지시했다”고 폭로했고 이날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서일원 기자(112@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