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29일 밤 서울 용산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뒤 골목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사진은 2022년 10월30일 새벽 참사 수습 현장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최근 10년간 재난·재해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은 소방공무원보다 자살로 숨진 소방공무원이 3.8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위험직무 순직 소방공무원은 모두 35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살 사망 소방공무원은 134명에 달한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했던 소방공무원 2명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8월 말까지 모두 7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위험직무 순직이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큰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 진압·인명구조 등 직무를 하다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숨진 경우다. 공무와 관련된 사망(일반 순직)과 구분되는 제도다.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등을 거쳐 인정 여부가 결정되는데 주로 직무를 수행한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와 사망 간 인과관계가 명확한 경우만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게 현실이다.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자살 사망 소방공무원 141명 가운데 순직을 청구한 경우는 42명(29.8%)에 그쳤다. 그중 32명이 순직 인정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9명은 재심 혹은 행정소송을 거치고 나서야 순직이 인정됐다. 32명 가운데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받은 경우는 2명뿐이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자살 사망 소방공무원 85명의 계급을 분석해보면 재난 현장 최일선에서 인명 구조를 하는 20~30대 연령층의 소방사·소방교·소방장이 56명(65.9%)에 달했다. 각 지역 119안전센터 팀장을 맡는 초급 간부인 소방위도 26명(30.6%)으로 많았다.
참혹한 재난 현장에 투입된 소방공무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 소방청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3295억원(본청 기준) 가운데 마음건강 지원 예산은 48억원이다. 소방서 산하 119안전센터 등을 방문해 심리 상담을 하는 ‘찾아가는 상담실’의 심리상담사를 올해 128명에서 내년 146명으로 18명 늘리기로 했으나 전체 소방서가 268곳임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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