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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좋은 추억" 트럼프 러브콜에…비핵화 협상 아닌 '핵보유국' 요구

이데일리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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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인민회의 연설 "비핵화 집념털면 美와 만날 것"
김정은, 처음으로 비핵화 및 트럼프 관련 직접 언급
"美 먼저 양보해야 협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 발신"
李대통령 "핵동결이 현실적 대안, 북미 합의시 수용"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버리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비핵화’ 관련 북한의 공식 입장 중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 트럼프와 김정은의 좋은 관계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이를 언급한 것 역시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재집권을 전후해 수 차례나 김 위원장과 친분을 강조했는데, 이에 대한 호응으로 해석된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가 지난 20~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가 지난 20~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 언급은 대화 여지를 남긴 듯 보이지만, 비핵화 거부와 평화 공존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해 실질적 협상 가능성을 낮춘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먼저 양보를 해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로, 협상 문턱을 높여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핵보유’가 헌법에 명기됐다며 “단언하건대 우리에게는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전쟁 억제력’이라는 핵무기의 ‘제1사명’이 상실되면 ‘제2사명’이 가동된다고 주장하면서, 이 경우 “한국과 주변지역 그의 동맹국들의 군사조직 및 하부구조는 삽시에 붕괴될 것이며 이는 곧 괴멸을 의미한다”고 위협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핵억제력의 정당성 설파와 과거 제재 해제 요구 방식인 안보-경제교환 방식은 불가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핵보유국 인정과 체제 안정 및 평화공존 회담이라면 대미협상을 수용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핵보유국으로서의 대등한 대화와 관계개선 구도로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재명 정부의 ‘중단-축소-비핵화’ 3단계론에 대해서도 “우리의 무장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옮겨 베껴온 복사판”이라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비핵화가 목표이긴 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을 고려해 동결부터 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 북핵 동결이 “임시적 비상조치”로서 “실행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제거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라는 궁극 목표를 향해 결실 없는 노력을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중 일부라도 달성할 것인지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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