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랑켄슈타인'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예은(왼쪽) 배우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 생중계 영상에 포착됐다. 뉴스1 |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가운데)이 아내, 딸과 함께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포토월에 참석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7일 개막해 ‘영화의 바다’로 향하는 열흘간의 항해에 나섰다. 올해는 할리우드 스타 밀라 요보비치와 폴 W.S. 앤더슨 감독 부부, 일본의 와타나베 켄, 대만의 서기, 홍콩의 양가휘를 비롯해 한국의 이병헌·손예진·한효주·한소희 등이 참석했다. 여기에 블랙핑크 리사가 레드카펫에 깜짝 등장해 어느 해보다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을 완성했다.
감독들의 면면도 눈부셨다. 개막작 ‘어쩔 수가 없다’의 박찬욱,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한국을 처음 찾은 멕시코 출신 명장 기예르모 델 토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넷플릭스 역대 콘텐츠 1위에 오른 매기 강, 그리고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일본 실사 영화 흥행 2위에 오른 ‘국보’의 이상일 감독까지 부산을 찾았다.
■델 토로 “영화는 내 자서전”
델 토로 감독은 “영화는 내겐 필모그래피가 아니라 바이오그래피(전기)와 같다”고 표현하며 시선을 모았다.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헬보이’, ‘셰이프 오브 워터’, ‘피노키오’ 등 어둡고도 환상적인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아온 그는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창작은 자기 고백의 변주”라며 “이미 불렀던 노래를 다른 창법으로 다시 부르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특히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아버지와의 관계를 담은 우화”라고 설명했다.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괴물을 창조한 천재 과학자의 파멸을 그린다. 델 토로는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다”며 “만약 서른 살에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다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괴물에 끌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괴물은 인간의 불완전함과 어두운 면을 상징하면서도 동시에 비범함을 드러내는 매개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영화제 기간 내내 관객 친화적인 행보로 화제를 모았다. 개막식 생중계 카메라에 잡히자 배우 신예은의 귀여운 동작을 따라해 박수를 받았고, '관객과의 대화' 행사 후에는 무려 380명에게 직접 사인을 해주는 팬서비스로 감동을 안겼다.
■화제의 한국계 감독, 메기 강·이상일
이번 영화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감독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매기 강 감독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싱어롱 상영회로 부산 관객과 만났다. 그는 지난 21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우리가 누군가의 세일러문, 인어공주, 디즈니 공주를 만들어낸 것이 기쁘다”며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세대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자평했다. 또 “자신의 개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지난 20일 언론시사회를 한 이상일 감독의 ‘국보’는 일본 전통극 가부키를 소재로 태생이 다른 두 예인의 삶을 3시간 가까이 그려냈다.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핏줄(가문) 중심의 가부키 세계에서 오직 재능만으로 ‘인간 국보’가 된 키쿠오의 삶을 조명한다. 야쿠자 집안에서 태어나 가부키 명문 당주의 제자가 된 그는 자기 아들인 ?스케와 예술적 라이벌이자 친구로 성장하고 각각 큰 시련을 겪으며 예인으로 완성된다.
특히 태생의 비밀로 인해 배척당하는 키쿠오의 모습은 일본 내 재일교포의 현실을 연상케 한다. 10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주인공의 모습이 감독 자신의 궤적과도 겹쳐져 특별한 울림을 주는 것이다. 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서툰 한국어로 “제 피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기겠다”면서도 일본어로 "사회와 집단에서 경계에 서 있는 아웃사이더를 표현하고 싶었다. 제 아이덴티티가 일부 연결돼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한국 전통문화 담아낸 ‘결혼 피로연’
오는 24일 국내 개봉하는 ‘결혼 피로연’은 한국계 미국 감독 앤드루 안의 신작으로, 한국의 전통 혼례 풍경을 담아내 관심을 모았다. 윤여정이 주인공 민의 할머니 역을 맡았고, 신예 한기찬이 영어 연기에 도전하는 등 한국 배우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현실도 드러냈다.
하지만 대만계 미국인 리안 감독이 30여 년 전 연출했던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 버전이 한국에선 여전히 논쟁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의 반응이 주목된다. 작품은 결혼하라는 집안의 성화로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레즈비언 친구와 위장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윤여정은 앞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장남이 지난 2011년 미국 뉴욕에서 게이 결혼이 합법화됐을 때 결혼식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사회의 보수성을 언급하며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모두가 평등하다”며 “한국도 언젠가는 미국처럼 마음을 열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라고 말했다.
블랙핑크 리사가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오른쪽)가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뉴스1 |
블랙핑크 리사(오른쪽)가 지난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블랙핑크 리사가 지난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앤드루 안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윤여정, 한기찬이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메기강 감독이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뉴스1 |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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