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韓 5G SA 상용화 골든타임…6G 경쟁령 저하 우려”

시벨 톰바즈 에릭슨 코리아 CEO가 22일 오전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이 한국 5세대 이동통신(5G) 단독 모드(SA) 도입 필요성에 대해 “국가 ICT 산업의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차세대 디지털 산업의 기반이 되는 SA 전환이 더 늦춰질 경우, 6세대 이동통신(6G)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에릭슨은 22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에릭슨 이노베이션 데이 2025'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혼합현실(XR), 자율주행 같은 고신뢰·저지연 특성이 요구되는 신산업 확산에 대비, 고도화된 무선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시벨 톰바즈 에릭슨코리아 CEO는 “한국이 5G를 세계 최초 상용화했지만, 6G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5G SA를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AI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활용 사례와 이를 구현되기 위해 5G S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 6G 상용화를 앞둔 현재 시점에서 5G SA와 5G 어드밴스드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G SA는 기지국부터 코어망까지 모두 5G 기술을 사용하는 네트워크 방식이다. LTE를 병행하는 비단독모드(NSA)와 달리 초저지연, 슬라이싱, 보안성, 에너지 효율성 등을 갖췄다. 현재 해외에서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통신사들이 전국망 수준으로 SA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KT만이 유일하게 전국망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5G SA 전국망 도입을 위해 통신 3사의 의견을 받고 있다.

에릭슨은 이날 한국 통신 시장의 강점과 함께 구조적인 한계도 함께 지적했다. 기술 진화 속도에 비해 SA 전환이 늦어지고 있고, 통신사들의 설비투자(CAPEX) 여력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대역폭 제약과 지나친 AI 서비스 중심 투자가 균형을 흔들고 있다고 봤다.

톰바즈 CEO는 “가입자당 매출(ARPU)이 많이 증가하지 않아 통신사들이 어떻게 수익을 가져올지 고민 중인 거 같다”면서도 “5G SA 등 강력한 네트워크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AI 대전환과 수익화도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미샤 돌러 에릭슨 본사 신기술 담당 부사장 또한 네트워크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현재 생성형 AI 서비스가 인기가 많다. 마법과 같은 기술이 나오려면 네트워크, 앱, 서비스 등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릭슨은 행사에서는 AI 네이티브 기능을 탑재한 에릭슨 5G 어드밴스드, 에너지 효율을 30~50% 개선한 차세대 라디오 장비 'AIR 3285', 전력 소모를 줄인 'G4 베이스밴드', 레벨4를 향한 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네트워크 자동화 기술,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를 위한 텔코 그레이드 보안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에릭슨은 “이 기술이 성능 개선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과 운영비 절감까지 동시에 실현하는 구체적 혁신 사례”라고 설명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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