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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한 미국 ‘전문직 비자’, 기업 비용만 연 20조원...실리콘밸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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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워싱턴디시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100만달러(약 14억원)를 내면 영주권을 준다는 내용의 ‘골드카드’ 비자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워싱턴디시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100만달러(약 14억원)를 내면 영주권을 준다는 내용의 ‘골드카드’ 비자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급 기술인력에게 주는 전문직(H-1B) 비자 수수료를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로 인상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내야 할 비용이 연간 14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됐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2024년) 미국 이민국(USCIS)이 발급한 해당 비자의 신규 발급 건수가 14만1000건으로 나타났다며 이 수준을 유지할 때 미국 기업이 연간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14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직 비자로 외국 노동자를 고용할 때 기업이 수수료를 내도록 돼 있다. 전문직 비자의 신규 발급 쿼터는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지만, 한 신청자가 동시에 여러 회사를 통해 신청하는 경우도 복수 집계되며, 쿼터 제한 면제를 받는 기관의 경우, 학생비자에서 변경하는 경우 등도 모두 통계상 신규로 분류되어 쿼터보다 높게 나타난다.



다만 여기서 140억달러 비용은 신규 발급 건수만을 계산했을 때 기준이며, 만약 갱신 때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면 그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약 26만건의 갱신을 포함해 약 40만건의 전문직 비자가 승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 포고문에 19일 서명한 뒤 미국 기업들이 크게 동요하자, 다음날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하려는 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내년 2월 시작되는 신규 신청자들에게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또 행정부의 재량에 따라 수수료 부과에 예외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런 비용 상승은 특히 엔지니어, 과학자, 프로그래머를 고용하는 데 해외인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에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2023년 해당 비자 발급자 중 약 3분의 2가 정보기술(IT) 산업 종사자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2기 출범 때 행정부에서 함께 일하기도 한 일론 머스크 역시 전문직 비자로 미국에 들어온 사례로 꼽힌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기관(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의 최고경영자(CEO)인 게리 탄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스타트업을 무너뜨리는 잘못된 조치”라며 “캐나다의 밴쿠버, 토론토 등 해외 테크 허브에 대한 큰 선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캐나다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창업자들에게 다른 곳에서 구축하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이 필요한 것은 스타트업의 성장이지, 10만달러 장벽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로펌을 통한 법적 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경제 고문을 역임했던 게리 콘 아이비엠(IBM) 부회장은 미국 시비에스 방송에 출연해, 이번 비용 인상이 “좋은 아이디어”라며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대체할 수 없는 고급 인재가 아니면 이제 함부로 비자 추첨에 이름을 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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