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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 경사 당직 팀장 “죄송하다”… 유족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오느냐” 마찰

조선일보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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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에선 “빨리 구조하러 왔으면 재석이가 안 죽었을텐데…” 오열
'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관련 담당 팀장인 A경위가 22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전망대에서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관련 담당 팀장인 A경위가 22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전망대에서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뉴스1


갯벌 구조 활동 중 순직한 해경 고(故) 이재석 경사 유족들이 22일 인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전망대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추도식을 앞두고, 사고 당시 당직 팀장 A경위가 현장을 찾아 유족들과 마찰을 빚었다.

정복 차림으로, 흰색 국화꽃을 들고 온 A경위는 유족에게 무릎을 꿇고 “재석이를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고, A경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한 유족들은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찾아오느냐”며 반발했다.

A경위는 준비해 온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과 문제점이 정말 사실대로 밝혀져야 한다”며 “저는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말씀드리고, 잘못한 부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다 받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그들(팀원들)이 좋아하는 지시를 내리겠다”며 “모든 팀원들은 성실히 조사에 임해 주시고, 책임을 면하기 위해 거짓말이나, 추정에 의한 내용 공표해서는 안 된다.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팀원이 한 명도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A경위는 취재진에 “사실만을 써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상황실 보고가 늦어진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장례식장에도 우리가 불러서 온 A경위가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며 “검찰 조사를 앞두게 되니 자기가 살겠다고 기자들을 이용해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화가 난다”고 했다.


A경위는 이후 가져온 국화꽃을 들고 이 경사가 구조 활동을 벌이던 꽃섬으로 이동했다. 당시는 갯벌이 드러나 있어 걸어서 꽃섬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유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연안구조정 등을 동원해 이날 오후 1시 6분쯤 A경위를 구조했다. 구조 당시엔 밀물로 인해 걸어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족들은 낮 12시쯤 진행할 예정이었던 추도식을 오후 1시 50분쯤 시작했다. 하늘고래전망대는 이 경사가 구조된 지점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유족들은 설명했다. 이 경사의 어머니는 “빨리 구하러 왔으면 우리 재석이가 안 죽었을 텐데, 너무 분하고 비통하다”며 오열했다.


유족들은 “구조 상황에 대해 적절한 지시가 내려졌는지 명백하게 조사가 이뤄져 죄가 있는 사람들은 죄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함구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갯벌에서 발견된 재석이의 휴대전화에 전원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해경 측으로부터 받았다”며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내용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해경은 앞서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사고 지점 인근을 수색하던 중 전원이 켜지지 않는 휴대전화 2대를 발견해 다음 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유족들은 이 중 한 대가 이 경사가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기종과 케이스가 동일하다고 알렸고, 이 휴대전화의 전원이 켜진 것이다. 이 휴대전화의 잠금 설정을 해제하는 데엔 약 2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인천 해경(故 이재석 경사) 순직 사건’ 수사팀을 구성해 최근 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 해경 영흥파출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22일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전망대에서 해경 고(故) 이재석 경사의 어머니(사진 오른쪽)가 바다를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뉴스1

22일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하늘고래전망대에서 해경 고(故) 이재석 경사의 어머니(사진 오른쪽)가 바다를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뉴스1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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