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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거장’ 빌 프리셀 “재즈는 결코 죽지 않는다” [인터뷰]

헤럴드경제 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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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참석차 내한
재즈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공]

재즈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40여년의 긴 음악 여정에도 기타 거장은 “재즈는 늘 흥미롭다”로 말한다. 매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흥미로운 여정’이며 그 여정을 떠나는 순간은 설렘으로 가득 차다.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74)의 이야기다.

프리셀은 다음 달 열릴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내한 무대를 앞두고 진행한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재즈는 놀라움과 설렘이 가득한 음악”이라며 “재즈를 연주할 때면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프리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무려 22년만. 그는 2003년 당시를 떠올리며 “한국에선 콘서트만 한 뒤 바로 다른 나라로 이동했지만,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고 음식도 정말 훌륭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특히 한식은 프리셀이 즐기는 음식 중 하나다. 그는 “집 근처 한식당에 아내와 가끔 간다”며 “갈비와 생선 요리가 메뉴로 있다. 어떤 건 김에 싸 먹고, 어떤 건 바비큐 소스 같은 걸로 조리해 내놓는 곳이다. 김치도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프리셀은 다음 달 19일 베이시스트 토마스 모건, 드러머 루디 로이스턴과 ‘빌 프리셀 트리오’로 올해로 22회를 맞는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셀은 “서울 시내가 아닌 곳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라는 것도, 야외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며 “우린 오랫동안 함께 연주해 왔고 수많은 곡을 함께 알고 있어 세트리스트를 정해놓고 연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냥 연주를 시작하면, 토머스가 소리를 내고 제가 반응하고, 그러면서 ‘아, 오늘은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맞춰가요. 분위기에 따라 많이 달라져요. 우리의 음악과 자라섬에서 야외 무대라면,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프리셀이 무대에 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멤버들의 연주를 듣는 것이다. 그는 “즉흥의 순간에도 중요한 것은 내게서 주의를 떼로 다른 멤버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라며 “ 제 손가락만 바라보며 제 생각에 빠져 있는 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좋은 음악이 시작된다.

빌 프리셀 트리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공]

빌 프리셀 트리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공]



“토머스와 루디가 무엇을 하는지에 귀 기울이고, 서로 잘 어울리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때때로 실수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거든요. 진짜 귀 기울이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길이 될 수 있어요.우리는 서로를 탓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도와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합니다.”


프리셀은 고등학생 시절 재즈 기타리스트 웨스 몽고메리의 연주를 들은 뒤 재즈에 입문했다.“몽고메리의 연주를 듣고 머릿속이 폭발하는 것 같았고,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반스와 같은 대가들의 음악은 재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해방감을 안겨줬다”고 한다. 50년 넘게 재즈를 연주했지만, 프리셀에겐 지금도 재즈가 새로운 음악이다.

그는 “여전히 재즈가 서로에게 놀라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며 “또한 그것이 재즈를 늘 새롭게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했다.

미국 재즈 신의 젊은 재즈 연주자들을 오래도록 지켜봐온 그에게 ‘재즈의 미래’는 밝다. 프리셀은 “요즘 젊은 연주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배우는 데다, 그것을 넘어 음악의 더 깊은 차원, 영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연주자들은 음악의 힘과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재즈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계속 강하게 이어질 거예요.”

‘현대 재즈의 거장’으로 불리는 그는 재즈를 기반으로 컨트리, 블루스, 포크 등 여러 음악 장르를 넘나드는 미니멀한 연주로 세대를 넘나드는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솔직히 저는 제 음악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이름을 붙일 수가 없다”며 “우리가 쓰는 모든 장르의 라벨은 인위적이라고 느껴진다. 음악이 진짜 무엇인지를 단어로 다 담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즈든 포크든 록이든 저에게는 그냥 음악이에요. 음악이라는 단어가 제일 잘 맞는 표현 같아요. 모든 음악이 언제나 하나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장르의 구분은 제게는 그다지 의미가 없어요. 결국은 다 하나의 음악일 뿐이죠. 마찬가지로 음악이 어떤 감정을 전달할 때 듣는 사람의 국적은 중요치 않아요. 음악은 결국 인간적인 교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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