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李 대통령, 한미동맹 깨자는 거냐” 與 “자주국방 해야 한미동맹 더 굳건해져”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 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한 것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구 문제는 심각하고 당장의 병력 자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비 병력 절대 숫자의 비교만으로 우리의 국방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님께서 자신의 SNS에 ‘외국 군대 없으면 자주 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국방과 관련된 언급을 하셨다”며 “이는 한미 동맹을 깨자는 말로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뉴스1

성 의원은 “이것이 정말로 공식 입장이라면, 저는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원장으로써 대통령에게 묻는다”며 “우리 국군은 이 대통령님 말씀대로 거의 모든 부분에서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결정적으로 비대칭 전력인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한미 동맹 없이 북한의 핵을 억제할 수 있느냐”고 했다.

성 의원은 “핵 앞에 경제력, 우월한 재래식 무기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 심지어 핵을 가진 나라들조차도 대부분 군사 동맹을 맺고 있다”며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시는 ‘자주 국방’이라는 말은 듣기에는 좋지만 감성적이고,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는 현실에는 무감각한 것 같아 보인다”고 했다.

성 의원은 “현대전은 우주전”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맹의 우주 감시 전력이 지원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똑같은 경우를 보지 않았느냐. 우방국의 전략 감시 자산이 없으면 어찌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 아무리 재래식 무기가 좋아도 날아오는 미사일과 장사정포를 어떻게 막을 거냐”고 했다.

성 의원은 “북한군과 달리 우리 군은 인건비를 비롯한 경직성 비용이 엄청나다. 전 국민을 노예 취급하는 북한군은 인건비가 제로”라며 “경제력에서도 우리가 마냥 앞서고 있다고 마음 놓을 일은 아니라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대통령님의 글은 군통수권자의 의견으로써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은 한미 동맹을 기초로 해왔고, 앞으로도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성 의원의 글에 반박했다. 부승찬 대변인은 “내란을 일으키고 동맹을 저버린 자를 옹호하는 국민의힘은 한미 동맹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부 대변인은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간사이기도 하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뉴스1

부 의원은 “국민 주권 정부와 민주당은 일관되게 한미 동맹 강화와 자주 국방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 대통령은 ‘유무인 복합 체계로 무장한 유능하고 전문화된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재편하자’는 것이지, 어디에도 한미 동맹을 깨자는 언급이 없다”고 했다.

부 의원은 “한미 정부는 동맹 강화와 북핵 대응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한미 동맹을 경제, 과학기술 분야까지 발전시키자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불과 지난주에 한미는 북핵 대응을 위한 핵·재래식 통합 도상연습(CNI TTX)을 실시하는 등 북핵 대응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부 의원은 “국민의힘이야말로 한미 동맹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동맹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군대를 동원한 친위 쿠데타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과 사죄 없는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자주 국방이 있어야, 한미 동맹도 더욱 굳건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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