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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알라"…인니·네팔 이어 필리핀서도 반부패 시위

머니투데이 윤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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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부패 스캔들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모습/AFPBBNews=뉴스1

21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부패 스캔들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모습/AFPBBNews=뉴스1


최근 인도네시아와 네팔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기득권층의 특권과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른 가운데 필리핀에서도 정부 사업 비리 의혹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 수도 마닐라와 주요 도시에서 시민 수만 명이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필리핀은 약 5000억 필리핀페소(약 12조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홍수 예방 사업 예산이 부패와 횡령, 뇌물 수수 의혹에 휩싸이며 파장이 커졌다. 지난 3년 동안 필리핀 정부는 태풍과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수천 건의 홍수 예방 사업을 시행했으나, 다수 사업이 비정상적으로 집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사업은 아예 시행되지 않은 '유령 공사'였고 저품질 공사도 다수였다.

필리핀의 부패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지만, 자연 재해 위험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필리핀에서 홍수 예방 사업이 부패에 연루됐다는 주장은 많은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시위 주최측은 이날 마닐라 리잘공원에 3만명, 나머지 지역에서 약 2만명이 시위를 위해 운집한 것으로 집계했다. 현지 매체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학생, 성직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시위 지도부 중 하나인 프랜시스 아키노 디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태풍과 홍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두고 부패 세력은 홍수 예방 사업에서 뇌물을 받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과시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닐라 출신의 23세 간호학과 학생 알리 빌라에르모사는 리잘공원 집회 연단에 올라 "나는 물에 잠긴 길을 헤치고 다닌 적도 있다"면서 "유령 공사에 쓸 돈은 있고 보건 사업에 쓸 돈은 없단 말인가. 공공 자금을 빼돌린 행위는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시위는 주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국회의원 특혜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네팔에서 Z세대들이 소셜미디어 금지와 호화 생활을 누리는 기득권층 자녀인 '네포 키즈'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를 벌여 국가 지도부가 붕괴된 직후라 더 관심을 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시위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폭력 시위로 번질 경우 경찰이 즉각 개입하겠다고 경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21일 오후까지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달 홍수 예방 사업을 명목으로 국고에서 빼돌린 금액을 조사하기 위한 독립기구를 설치했다. 관련 사업과 연관된 수백개 은행 계좌는 동결됐고 뇌물 연루 의혹으로 마르코스 대통령의 사촌인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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