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전기차 컨버전'이 새로운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개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와 오토살롱테크 조직위원회는 1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개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라클래식모터스의 전기차 개조차량. [사진=라라클래식모터스] |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와 오토살롱테크 조직위원회는 1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전기차 컨버전(EV Conversion), 새로운 시장 열린다'를 주제로,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신산업의 미래와 정책·기술·산업적 과제를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컨버전(개조)이 단순한 기술적 변환을 넘어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실현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중부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이 1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중부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은 해외 개조 전기차 사례를 소개했다. 개조 전기차는 노후된 내연기관차의 내부 부품을 전기차 부품으로 교체해 전기차로 재탄생시킨 차량을 말한다.
하 회장은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은 2030~2040년에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점진적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발표했다"며 "국내 역시 친환경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기차 컨버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GM의 경우, 2021년부터 전기차 변환 키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고, 독일 폭스바겐은 2019년 전문업체와 협력해 개조 전기차를 제작했다. BMW 미니(MINI)는 클래식카 개조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데, 개조 차량의 최대 주행거리는 160km 수준이다. 그 외에도 해외에선 클래식카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개조 시장이 점차 활성화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법적 장치와 지원 제도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4500kg 이하의 중량, 48볼트(V) 이상 전력 시스템, 최대속도 40km/h 이상의 규격을 만족해야 하고, 전기차 개조 후 연비와 충돌 안전성 규격도 충족시켜야 한다. 미국 연방정부에 따라 500~6000달러 혹은 개조 비용의 50%를 개조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10%의 세금 감면 혜택(4000달러 한도)을 적용해 전기차 개조를 적극 지원한다.
프랑스는 개조 전기차에 대해 개인에 최대 7000유로, 기업에 최대 5000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영국은 승용차와 밴에 한정해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대상에 개조 전기차를 포함했다.
국내는 자동차 튜닝에 관한 규정 미비로 현재 전기차 컨버전 산업화 사례는 없다. 국내에서 전기차 개조는 자동차 튜닝 승인 대상이고, 신차 수준의 안전성 확인시험을 거쳐야 해 과도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자동차 튜닝에 관한 규정 개정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전남 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라라클래식모터스 등에서 주행성능시험과 안전성 확인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 회장은 "해외에 비해 국내는 튜닝 규제로 개조전기차 산업의 가속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제도적 지원과 안전성 인증 체계를 서둘러 마련한다면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 시험인증처 팀장이 1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종성 기자] |
김호경 한국교통안전공단 튜닝안전기술원 시험인증처 팀장은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민생에 밀접한 화물·승합차에 대한 제도적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며 "전기차 컨버전 기술을 고도화해 튜닝제도를 통한 안전성 인증과 상용화를 지원하고, 내연기관의 전기차 전환 관련 안전성 검증 기술을 개발해 산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튜닝·정기검사 기술을 개발해 운행 단계에서도 전기차의 안전성을 손쉽게 확인하도록 지원하고, 내연기관차 정비 수요 감소로 위기에 놓인 정비업계가 전기차 정비·튜닝 전문업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친환경 시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용 라라클래식 대표가 1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라라클래식] |
현재 전기차 개조 사업을 하는 김주용 라라클래식 대표는 "전기차 컨버전은 1950년대부터 시도된 분야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클래식카 보존과 친환경 트렌드를 결합한 '문화와 기술의 융합 산업'으로 성장해왔다"며 "반면 국내 시장은 컨버전 대상 차량의 제한, 부품수급, 규제 등으로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라라클래식은 2019년 설립 후 현재까지 10여종의 차량 약 30대를 전기차로 개조했다. 현대차 '포터', 포니 픽업, 엑센트 등 국산차를 비롯해 폭스바겐 비틀, 웨스트필드 로드스터, 재규어 클래식 XJ 등도 전기차로 개조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4년 310억 달러(약 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규제를 완화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국내도 클래식카 보존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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