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5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2회 PTS문화예술대전’ 에서 참가자가 경연을 하고 있다. 행사에서는 눈썹문신(PMU), 두피문신(SMP), 피부미용(MTS)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선보였다./사진= 뉴시스 |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이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안에서 명시한 '문신사 면허제'를 두고 '의사'와 '치과의사·한의사' 간 신경전이 이어진다. 의사들은 '문신사 면허 프리패스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치과의사·한의사들은 법 제정 이후 면허를 별도로 발급받아야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문신사법'은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본회의 상정을 앞뒀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법 제정은 확정된다.
해당 법안 가운데 의료계가 주목하는 건 제10조(무면허 문신행위 등 금지)다. 당초 '문신사가 아니면 문신행위를 하지 못한다'로 명시됐고, '문신사가 되려면 문신사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법안에 담겨있었다. 그런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문신행위가 의사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단서가 신설됐다.
/자료=문신사법 수정안 |
앞서 지난 10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문신사법안 관련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의견서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달 27일 문신사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직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낸 의견서에서 "의사는 이미 의료법상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를 갖고 있으므로 별도의 문신사 면허가 없어도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다"며 "의사는 예외로 한다는 등의 명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의 해당 의견이 법사위 전체회의 때 반영돼 단서가 추가 신설된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선 1992년 대법원이 문신 시술을 침습적 행위에 근거한 '의료 행위'로 판단한 이후, 문신사가 시술하다 적발되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아왔다. 바꿔 말해 문신 시술은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 행위'로 규정돼왔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엔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 등 5개 직역이 해당한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에 한정된다는 얘기다.
이 법안이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해 제정·시행되면 '문신사 면허를 딴 문신사'와 '의사면허를 딴 의사'에 한해 문신시술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의료인' 중 의사가 아닌 직역의 반발이 잇따른다.
대한의사협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 일부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했다. /자료=해당 의원실 |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둔 '문신사법' 제정안에서 치과의사가 배제된 것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번 법안이 특정 직역인 의사에게만 문신시술을 허용하고 동일하게 의료법상 의료인으로 규정된 치과의사를 배제한 건 명백한 차별이며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태근 치협 회장은 "치과의사는 얼굴 전반의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하고 있으며, 고난도의 수술과 정밀한 봉합을 포함한 침습적·재건적 시술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전문 의료인"이라며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단순 미용 목적이 아닌 구순구개열 환자의 심미적 개선, 외상 후 안면부 색소 보정 등 필수적인 재건·미용 시술에 문신 시술을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의 전문성과 필요성을 무시한 채 '의사'만 명시한 문신사법은 의료 현실과 국민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입법 오류"라며 "국회는 의료법에 명시된 의료인의 동등한 지위를 존중해야 하며 문신사법 예외 조항에 반드시 '치과의사'를 명시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SETEC 1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초 문신산업박람회 ‘PTS문화예술대전'에서 문신 경연 참가자들이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뉴스1 |
한의사들도 문신사법에 반기를 들었다. 한의협에 따르면 한의사 전체 회원 2만9000여명 가운데 200명가량이 문신을 직접 시술한다. 한의협 김석희 홍보이사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의사들은 의료행위인 문신시술을 합법적으로 해왔는데, 문신사법이 이대로 제정되면 결국 한의사가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셈"이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전문적으로 심의해 올린 법안을, 단지 다른 법과의 충돌 여부만 판단해야 할 법제사법위원회가 직역 권한을 기습적으로 바꿔 보건의료계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신의 기원이 침 치료"라며 "'병풀'이라는 약재를 염료로 해, 침을 통해 염료(병풀)를 넣어 염증을 치료하는 의학적 목적에서 문신이 출발했다. 한의사는 침·뜸·부항 등 인체 피부를 자극·침습하는 전문 시술을 오랜 기간 임상에서 시행해 온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한의사를 배제한 문신사법안의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회원들로부터 서명운동을 펼쳤는데, 1차로 4448명에게서 서명받았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국회가 문신 시술 자격에 한의사를 포함하지 않은 문신사법을 그대로 통과시킬 경우 한의사들은 종전대로 문신 시술을 할 것"이라며 "국회의 응답이 없으면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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