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탐방②] ‘로봇 오작동·해킹’과 전쟁…“피지컬AI, ‘안전’이 핵심”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로봇운영시스템(ROS) 기술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운영 중인 로봇 5대만 넘어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됩니다.”

19일 박준경 DGIST 피지컬AI 전략추진단장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로봇 통제 시스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단장이 이끌고 있는 연구소에서는 피지컬AI로 대변되는 로봇 및 휴머노이드의 정상 작동에 필요한 RMS를 비롯해 각종 관련 소프트웨어 연구가 한창이다.

피지컬AI는 실제 물리 공간에서 데이터를 수집·학습하고, 상황을 예측하며 인간·사물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공장이나 전쟁터, 재난현장 등 인간이 직접 하기 위험하고 힘든 일에 AI를 탑재한 로봇이 투입돼 편의성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AI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안전’이다.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AI와 달리 피지컬AI는 물리적인 행동을 구현하기 때문에 자칫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킬 경우 인간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단장이 이끄는 연구소에서는 피지컬AI에서 비롯될 수 있는 각종 위험성을 살피고, 이에 대응하는 기술을 연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연구소 내에는 각종 통신장비와 행동감지시스템(모션카메라) AI 알고리즘에 따라 작동하는 로봇들이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ROS를 비롯한 피지컬AI 소프트웨어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박 단장은 “로봇 하나만 작동시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러대로 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로봇을 작동시키는 표준 소프트웨어가 잘 설계돼야 로봇이 안전하게 동작하는데, 현재까지도 기술 상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각 코드 들이 엉키지 않고 막힘 없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최적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피지컬AI에서도 이같은 최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수 로봇을 운영하는데 있어 오작동을 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단장은 오작동 문제와 더불어 해킹 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보안 기술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피지컬AI는 ‘소프트웨어’ 하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AI 모델을 컴퓨터로 설계하고, 로봇 하드웨어와 문제없이 통신이 이뤄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이를 연결하는 ‘통신망 소프트웨어’ 등 취약점 구간이 다수 발생하게 된다.

그는 “산학계에서는 현재 ROS 표준으로 로봇들을 연결해서 오작동 등의 원천 문제를 해결하자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러 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자주 일어난다”며 “결국은 다수 로봇을 운영하는 멀티 로봇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다수 로봇을 동시에 운용할 수 없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DGIST는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피지컬AI ▲휴먼디지털트윈 ▲퀀텀센싱을 3대 미래전략분야로 꼽았다. 해당 분야 연구를 중심으로 재원을 집중해 국내외 글로벌 연구 시장에서 영향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 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 단장은 “피지컬 AI라는 것은 소프트웨어 중심 AI가 하드웨어와 결합해서 주변환경을 감지 및 측정(센싱)하고 판단해서 행동까지 하는 AI”라며 “소프트웨어 중심 AI에서는 한국이 약간 뒤쳐진 감이 있으나, 피지컬 AI로 패러다임이 넘어가게 되면 한국의 하드웨어 강점을 기반으로 고도 기술 확보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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