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있는 현대차 CEO(최고경영자) 호세 무뇨스(왼쪽) 사장./현대차 |
“현대자동차는 경쟁적인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익숙합니다. 최고의 퀄리티를 가진 상품으로 매출을 높여 마진을 늘리는 등 관세 문제를 돌파해 나가겠습니다.”
현대차 CEO(최고경영자) 호세 무뇨스 사장은 1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더 셰드’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주주·기관 투자자·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향후 경영 계획을 발표하는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가졌다. 현대차가 이 행사를 해외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관세 충격과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글로벌 이슈에 영향을 받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취지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2030년 555만대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연구개발(R&D) 등 투자 금액도 종전 계획보다 연 1조4000억원씩 더 늘리겠다고 했다.
투자자와 만남이 끝난 뒤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관세 충격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격은 수요·공급과 연관이 있지 관세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수요와 공급을 시장 안에서 밸런스 있게 잘 맞추고 최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매년 여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고 가격을 올리는 사이클을 유지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기존 사이클대로) 새 제품을 출시한 다음 가격을 올릴 수는 있다”면서 “지금은 시장에서 똑똑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국은 지난 7월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으나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난항을 겪으며 여전히 대미 수출 자동차에 25%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 16일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인하받았다. 무뇨스 사장은 경쟁국인 일본 관세가 인하된 상황에 대해 “관세 걱정만 하면 비즈니스 전체를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정부 간 협의가 잘돼서 유리한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다만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일 년 내내 관세 영향권에 놓인 내년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원가 절감과 효율화를 통해 상황을 극복해보겠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미국 등 해외 현지 투자를 확대가 한국 내 공장 생산 감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 세계 생산 확대 목표와 함께 오히려 한국 내 생산이 성장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무뇨스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을 30% 확대해 2030년까지 555만대 만들겠다는 계획”이라면서 “울산공장 생산 능력을 20만대 올리는 등 한국에서 생산을 오히려 증가시키겠다”고 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번 현대차와의 만남에서 최근 하청 기업에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는 등 노동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조 본부장은 “(노동법) 논의 과정에서 미 상공회의소나 유럽 상공회의소도 우려를 표시했고 기업들 입장에서도 힘이 들 것이라고 건의를 드렸다”며 “일단 입법이 됐으니 그에 맞춰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서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자들도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며 “입법이 됐으니 잘 준수해 나가는 방향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