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 탐방하다 시신 발견...경찰 "다시 들어가 사진 좀"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흉가 체험 영상을 촬영하던 유튜버가 폐건물에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유튜버는 지난해 여름에도 차 안에서 변사체를 발견한 바 있다.

(사진=유튜브 '도사우치' 채널 캡처)

유튜버 ‘도사우치’는 지난 16일 자신의 채널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으로 13일 생방송을 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도사우치는 이날 지인과 함께 경남 산청군의 한 폐리조트를 탐방했다. 이 리조트는 2023년 8월 화재로 운영이 중단된 뒤 올해 여름 산사태까지 겹치며 사실상 방치됐다.

시신은 3층에 있었다. 도사우치와 지인은 어두운 3층 복도를 지나가던 중 송장벌레가 몰려 있는 맨 끝 객실에서 악취가 새어 나오는 걸 느꼈다.

굳게 닫힌 문 앞에 남성용 구두 한 켤레가 놓인 것을 의아하게 여긴 유튜버는 베란다 창문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려다 문과 창문이 모두 비닐로 밀봉된 것을 확인했다. 비닐로 뒤덮인 문 앞엔 송장벌레 사체가 쌓여 있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도사우치는 문을 따서 객실로 들어갔고, 침대 위에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남성의 시신 1구가 놓여 있었다.

(사진=유튜브 '도사우치' 채널 캡처)

유튜버는 곧바로 건물을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자 경찰은 “사람이 죽었는지 어떻게 아냐”며 유튜버에게 현장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유튜버는 다시 리조트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 전송했고 이후 출동한 경찰을 해당 객실로 안내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경찰의 대처가 부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객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시민을 그냥 보내나”, “경찰이 그럼 하는 게 뭐냐”고 비판을 쏟아냈다.

다만 유튜버는 “제가 현장(객실)에 있는 줄 알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 것뿐”이라며 “제가 나왔다고 했을 때는 꼭 안 들어가도 된다고 했다. 제가 수사에 참고하라고 사진을 찍어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열심히 일하는 경찰들 욕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도사우치가 폐건물에서 시신을 발견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폐건물 앞에 주차된 차량에서 시신 1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사진=유튜브 '도사우치' 채널 캡처)

폐가 및 흉가가 여름철 유튜브 단골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유튜버들의 잦은 방문이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도사우치 뿐 아니라 많은 유튜버들이 흉·폐가 인근에서 시신을 발견해 신고하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 2020년 12월께 원주서 폐가 체험 콘텐츠를 촬영하던 유튜버 A씨는 폐가 안에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또 같은 해 2월에는 유튜버 B씨가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충북 증평군의 한 폐가에 찾았다가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백골 상태였던 시신 주변에는 불에 탄 번개탄과 유서가 있었다.

2019년 4월 유튜버 C씨도 폐가 체험 관련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울산 울주군에 있는 폐쇄된 온천숙박업소건물 3층에 방문했다가 50대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