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심장 건강을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만으로 관리하는 것은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혈압, 혈당, 혈관 염증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
가을은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아침과 저녁의 기온 차가 크면서 혈관이 반복적으로 수축·이완하고, 이로 인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심장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64.8명으로 암에 이어 주요 사망원인 2위를 기록했다. 뇌혈관질환까지 합하면 심뇌혈관질환은 전체 사망의 21%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발병 후 1년 내 사망률이 높아 ‘예방이 가장 확실한 치료’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
심장 건강은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혈압과 혈당, 체지방률, 혈관 염증 지표(CRP) 등 여러 요소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파드마 셰노이 맨해튼 심장병원 박사는 미국 건강·의료 매체 ‘프리벤션(Prevention)’과의 인터뷰에서 “식이섬유는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당을 안정시키며,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염증을 줄인다. 특히 음식으로 섭취할 때 흡수율이 높아 영양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 건강 관리는 식탁에서 시작할 수 있다. 아침에는 현미·귀리·보리 등 잡곡밥 한 공기에 달걀과 두부, 채소 된장국을 곁들이고, 사과·배 같은 제철 과일을 후식으로 먹으면 좋다. 점심에는 고등어, 연어, 꽁치 등 등푸른생선을 주 2~3회 섭취하고, 콩나물·시금치·김 같은 나물 반찬으로 식이섬유를 보충한다.
저녁에는 삶은 고구마나 구운 감자를 주식에 곁들이고, 아보카도, 견과류, 올리브유를 넣은 샐러드로 불포화지방과 항산화 성분을 챙길 수 있다. 간식으로는 호두, 아몬드, 캐슈너트 한 줌이나 블루베리, 딸기 등 베리류를 곁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인 기준 하루 식이섬유 권장량은 25~30g이며,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은 등푸른생선을 통해 주 2~3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가공육(햄, 소시지, 베이컨), 튀김류, 설탕 음료 등은 포화지방과 나트륨, 첨가물이 많아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하루 7~8시간 숙면을 취하며 명상이나 가벼운 요가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심장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박지선 심장내과 전문의는 “흰쌀밥 대신 잡곡밥, 버터 대신 들기름, 감자튀김 대신 삶은 고구마로 바꾸는 작은 선택이 장기적으로 심장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보험”이라며 “심장 건강 식단은 단기 다이어트가 아니라 생활 습관이다. 작은 변화와 꾸준한 실천만으로도 내년 건강검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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