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박살" 기안84도 마라톤 도중 위기…러너 흔한 '이 통증' 방치했다간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러닝 거리가 늘어날수록 술이 줄었다"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달리기(러닝)를 시작한 후 건강과 삶이 모두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웹툰을 연재하고부터 찾아온 공황장애와 알코올 의존증을 달리기로 해소했다는 것. 최근 그가 MBC와 함께 마라톤 관련 예능 '극한84'를 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포츠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러닝 인구는 1000만명에 달한다. 실제 5㎞, 10㎞, 하프 코스가 있는 마라톤 대회는 한 달 전 등록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준비 없는 러닝은 건강에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점프와 착지를 반복하는 과정에 다리가 받는 부담이 상당하다. 자기 체중의 3~4배에 달하는 충격이 전달되며 발바닥에서 발목, 무릎, 엉덩이 관절까지 망가질 수 있다. 기안84도 과거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던 도중 "몸이 박살 날 것 같더라"고 드러누우며 발목·무릎 통증을 호소했었다.

이영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목과 발은 달리기할 때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로 발목 인대 손상, 발목 골절,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 힘줄 파열 등 급성 외상을 조심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아킬레스 건염이나 족저근막염 등 만성질환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이영 교수

러닝 후 갑자기 발목의 통증이 느껴질 때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질환은 인대 손상이다. 러너들은 흔히 발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발목의 바깥쪽(외측) 인대에 염좌가 생긴다. 단순히 발목을 삐었다고만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 중 20~30%가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진행되고 이어 발목 관절염까지 악화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갑자기 움직일 때 종아리 근육에 '뚝'하는 느낌이 든다면 종아리 근육 파열이나 아킬레스 힘줄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전자는 대부분 종아리 근육 중 가장 표면에 있는 비복근이 파열되며 바깥쪽보다는 안쪽(내측) 부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물론 멍이나 붓기가 동반될 수 있다. 아킬레스 힘줄 파열은 발목 뒤쪽에 아킬레스 힘줄이 끊어지는 경우로 부위에 따라서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러닝을 할 때나 끝난 뒤 종아리 근육이 땅기면서 통증이 생긴다면 아이스팩을 대고 다리를 올리는 게 통증 등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만 심하게 부으면서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러닝으로 인한 신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을 생활화하고 개인 체력에 맞춰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발은 충격 흡수가 잘 되는 쿠션화를 사용하고, 노면이 고르지 않거나 경사가 심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영 교수는 "자기 발목과 발 상태에 맞는 장비를 이용하고 운동 전, 후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힘줄을 안정화하는 습관을 지녀야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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