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 속에서 형식적인 선물만으로는 마음을 충분히 전하기 어려워졌다. 센스있는 선물이란 무엇일까. 더 플라자 호텔 제공 |
“추석 선물, 스팸은 이제 별로인가요?”
명절을 앞두고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다. 누구에게나 통했던 스팸·참치·샴푸 세트가 이제는 환영받는 선물의 기본이 아니라는 신호다. 빠르게 변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 속에서 형식적인 선물만으로는 마음을 충분히 전하기 어려워졌다. 센스있는 선물이란 무엇일까.
Point1_ 생필품은…글쎄?!
한때 샴푸, 치약, 세제, 통조림 세트 등은 실용성을 강조한 ‘안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하나를 사더라도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고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는 웰빙, 건강, 친환경 같은 가치 기반 소비가 확산하며 스팸이나 참치 세트는 호불호가 나뉘는 선물로 꼽힌다. 더욱이 온라인 마켓에서 맞춤형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요즘, ‘누구나 다 받는’ 선물 세트는 특별함을 잃었다.
경험형 선물은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
Point2_ 20·30세대는 물건보다 ‘경험’을
요즘 젊은 세대는 물건보다 경험을 중시한다. 대학생 선혜인씨는 지인에게 1일 꽃꽂이 클래스 티켓을 선물했는데, 선물을 받은 친구는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이었다”며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경험형 선물은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친구·팔로어에게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보여주는 재미까지 더해져 관계를 강화하기도 한다.
Point3_ 어른들에겐 자랑할 수 있는 ‘한방’
부모 세대는 실속형·기능형 선물에 높은 만족을 보인다. 대형 가전, 안마기, 공기청정기처럼 평소 스스로 사기 힘든 제품이 대표적이다. 직장인 박성호씨는 “지난 추석 때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렸더니 온종일 사진만 찍으셨다. 가족 단톡방이 부모님 사진으로 도배됐다”며 “한 번 선물한 것만으로 일상 만족도가 확 올라가니까 나 역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선희 가족 관계 전문가는 “자신을 위해 큰돈을 쓰는 데 인색한 부모 세대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나 평소 쉽게 사기 힘든 가전제품을 선물받을 때 만족감이 크다”며 “나아가 자식이 자신을 세심하게 살펴 필요를 채워주었다는 사실에서 심리적 안정을 느끼고 일상 속 작은 사치와 편의를 누리며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진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트렌디한 아이템도 명절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피부 타입을 고려한 화장품, 흔하지 않은 향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니치 향수, 디지털 기프트카드나 모바일 상품권 등은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인기다. 달바 제공 |
Point4_ ‘트렌디한 제품’은 언제나 대환영
트렌디한 아이템도 명절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피부 타입을 고려한 화장품, 흔하지 않은 향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니치 향수, 소장 가치를 지닌 한정판 굿즈,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는 디퓨저 등은 받는 사람에게 새로움과 흥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대화와 경험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선물이 디지털 형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기프트카드나 모바일 상품권은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고,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김영철 소비 트렌드 분석가는 “최근 패턴을 보면 젊은 세대는 경험형·맞춤형 선물 등 효용성을 추구하고, 부모 세대는 실용적·장기 사용 가능한 선물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돈자조금위원회, 한국인삼공사 제공 |
Point5_ 그래도 모르겠다면 ‘고전’
취향과 트렌드를 모두 고려하기 어렵다면 명불허전 ‘고전’이 답이다. 참기름이나 김, 올리브유 등 소모가 빠른 주방 필수품은 실용적이면서 부담 없는 선택이다. 예산 10만원대라면 한우·한돈·홍삼·제철 과일 세트처럼 고품질의 선물이 좋다. 1인 가구나 젊은 세대에게는 프리미엄 캡슐 커피, 와인 등 ‘소소한 사치’를 제공하는 아이템을 추천한다.
김영철 소비 트렌드 분석가는 “최근 패턴을 보면 젊은 세대는 경험형·맞춤형 선물 등 효용성을 추구하고, 부모 세대는 실용적·장기 사용 가능한 선물에 만족도가 높다”며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가격이나 화려함보다 상대방의 취향과 생활 방식을 얼마나 고려했는지를 보여주는 ‘관계적 가치’가 현대 명절 선물의 핵심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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