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다들 일본어 알아듣는 거예요?" (니노미야 카즈나리)
통역이 시작되기도 전에 객석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현장은 10년 넘게 함께해온 팬들로 가득했다. 유창하든 서툴든, 일본어를 알아듣고 즉각 반응했다.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액터스 하우스'에 참여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와 연기관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일본 배우로는 첫 초청이다. 니노미야는 "일본인 최초라는 압박 속에 무대에 올랐다"며 "영화를 소개하는 것보다 더 큰 이벤트라 생각하며 한국에 왔다"고 밝혔다.
니노미야의 신작 '8번 출구'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초청됐다. 지난 5월에는 제78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는 무한루프의 지하도에 갇혀 8번 출구를 찾아 헤매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가 반복되는 통로 속 이상 현상을 찾아 탈출하는 과정을 담았다.
니노미야가 혼자서 대부분의 러닝타임을 끌고 간다. 그는 "혼자서 이렇게 많이 연기한 적은 없었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참여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8번 출구'는 게임을 실사화했다. "원작엔 내용이 거의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 아니면 돌아가는 것뿐"이라며 "이 단순한 내용을 어느 수준까지 영화화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제작에도 참여했다. "혼자 전개하는 이야기인 만큼, 대본대로만 하면 현장에서 차이가 생길 것 같았다. 그 간극을 줄이고 싶어 제작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공포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이번 연기는 어떤 부분들이 달랐을까. 그는 "지하 통로를 주무대로 한다. 출연진도 매우 적다. 제약 있는 환경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연극적인 요소가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공간이 한정적이고, 단조롭다고 해서 표현을 과하게 하려 하지 않았다. 도리어 여백을 담아내려 했다. 최소한의 연기로 관객들과 함께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이 연기 포인트였다.
"예를 들어 놀라는 리액션을 크게 취하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머리를 감싸는 등 연극적인 연기를 하면 관객과 괴리감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요리로 예를 들면, 소금, 후추만 넣는 느낌으로 연기를 했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훑는 시간도 가졌다. 영화 '오오쿠', '아사다 가족' 등의 연기를 짚었다. 시대극, 실화극 등을 할때의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
과거 연기를 할 때와 지금 마음가짐의 변화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연기할 때는, 나는 지금 어느 위치에 서 있어야 하는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들이 내 연기를 보고 싶은 건지, 팬층을 끌어오길 원하는 건지, 홍보를 위한 건지, 어떤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지를 냉정하게 생각했었다. 지금은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선 "감독님이 아무 말도 못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가 끝나고 감독이 3~4초 동안 아무 말도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얘는 이게 옳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연기했구나'라는 걸 납득하게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한국 활동에 대한 바람도 내비쳤다. "제가 만든 작품이 세계로 나가 평가받는 게 꿈이었다. '8번 출구'가 부국제에 상영돼 한국분들이 볼 수 있게 돼 행복하다. 이제는 제가 한국에 올 차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러분을 좀 더 레귤러하게 만나고 싶습니다. 아라시 활동 땐 여러분이 와주셨지만, 앞으로는 제가 더 능동적으로 움직여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목소리를 많이 내주세요. 그러면 제가 안방극장에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최대한 노력할 테니 많은 응원부탁드립니다!"
<사진=정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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