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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멸 극복 해법은 '살맛 나는 동네'…"인구 통계보다 중요한 삶의 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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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지역경제 혁신박람회]
'지역특성화사업 활성화 세미나'
지역 소멸 해법은 '매력'에 있어
동네 건축가부터 워케이션까지
쇠락한 동네 살린 아이디어 소개


'2025 지역경제 혁신박람회 및 제20회 지방공공기관의 날' 이틀째인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생활권 단위 지역특성화사업 활성화를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홍인기 기자

'2025 지역경제 혁신박람회 및 제20회 지방공공기관의 날' 이틀째인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생활권 단위 지역특성화사업 활성화를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홍인기 기자


"숫자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살맛 나는 동네를 만드는 게 먼저입니다."

'2025 지역경제 혁신박람회 및 제20회 지방공공기관의 날' 이틀째인 19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린 생활권 단위 지역특성화사업 활성화 세미나에서는 '살맛 나는 동네 만들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담당자 등이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한 이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이미 지역에 거주하는 '정주인구'보다 외부 인구 유입을 뜻하는 '생활인구'가 선결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기조 강연에 나선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박사는 "인구 경쟁 이전에 살맛 나는 지역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 박사는 "한마디로 설명하면 살 만해야 올 만하다"며 "주민의 시선에서 얼마나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게 인구 몇 명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의 연속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박사는 "생활인구 정책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은 순환보직제와 1년 단위 사업"이라며 "생활인구 확대 사업과 같은 중요한 어젠다에는 인적, 사업적 연속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주선 충남대 교수도 '동네 건축가'라는 개념을 통해 조 박사의 관점에 힘을 실었다. 그는 충남대 학생들에게 과제로 제시해 쇠락한 구도심을 리모델링한 사례를 예로 들며 "지금의 지방 도시는 극히 일부의 멋있고 비싼 건물과 멋없는 동네가 대부분"이라며 "인근 지방대와 협업하는 간단한 프로젝트만으로도 관계 인구를 마을로 끌어오는 살맛 나는 동네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특성화사업 우수사례. 그래픽=김대훈

지역특성화사업 우수사례. 그래픽=김대훈


이날 제시된 '살맛 나는 동네' 개념은 이미 다수의 성공 사례가 있고, 세미나에서도 소개됐다. 경북 의성군의 '안계 술래길'은 지역의 '쌀'과 '양조장'이라는 고유 자원을 엮어 새로운 체험형 브랜드를 만들었다. 방문객들은 술래길을 따라 지역 양조장과 맛집을 탐방하며 의성만의 이야기를 체험한다. 술래길 협의체라는 민관 협력 모델은 이러한 브랜딩이 지속 가능하도록 뒷받침한다.

전남 순천시의 '정원 워케이션'은 생활인구 유입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다. 전국적 관광지인 순천만국가정원을 '일하는 공간'으로 활용, 정원 내에 워케이션 센터를 조성한 뒤 디지털 노마드(원격으로 일하고 여행하는 사람)를 불러들였다. 이를 통해 순천시는 지난해 3월부터 8월 말까지 방문객 3만6,272명, 지역소비 유발액 82억7,000만 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경남 밀양시의 '해천 느린물결마켓'은 구도심의 특성을 '느림'이라는 키워드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 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느려도 괜찮은 삶'이라는 태도를 제안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강원 춘천시의 쇠퇴하던 구도심 약사동은 '만드는 마을, 약사천'이라는 콘셉트로 활력을 되찾았다. 주민 장인과 청년 창작자들이 '로컬메이커'가 돼 약사동의 실개천인 약사천의 자연과 문화 자원을 활용한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판매한다. 1기 로컬메이커 5팀은 33개의 품목을 개발, 팝업스토어에서 한 달 동안 1,000만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대전=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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