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그냥 김광석 노래잖아”…일본 밴드 신곡 표절 논란

‘슈퍼등산부’(왼쪽)와 김광석. 슈퍼등산부 엑스(X·옛 트위터) 계정 갈무리,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의 인디 밴드 ‘슈퍼등산부’의 신곡 ‘산보’가 김광석의 대표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표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슈퍼등산부는 “제작 당시 몰랐던 노래”라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슈퍼등산부가 지난 10일 신곡을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리자 “김광석 노래랑 똑같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표절의 의미를 넘어 아예 복사한 수준이라 듣는 순간 황당함을 넘어 한심했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리메이크곡이 아닌 이상 너무하다”라고 했다. “하필 베껴도 한국의 전 국민이 다 알고 존경하는 전설적인 존재의 노래도 표절했냐” “김광석님의 노래는 한국인들에게 애국가 수준이다”라는 댓글들도 달렸다.

실제 노래 ‘산보’를 들어보면, 도입부부터 50여초까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유사한 멜로디가 전개된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1994년 발매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슈퍼등산부는 지난 18일 “여러분의 댓글을 보고 처음으로 김광석님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었고 저희도 놀랄 만큼 부분적으로 멜로디가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유사성을 인정했다.

슈퍼등산부는 그러나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곡이라고 하나 부끄럽게도 제작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했고, 산속을 걷는 이미지로 작곡한 멜로디가 부분적으로 비슷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유사한 곡을 발표해버린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등산부는 “이번 지적을 계기로 훌륭한 한국의 명곡을 알게 됐고, 음악에는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김광석님의 명곡에 대한 존경심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는 더욱 신중히 작업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여러분은 물론 한국의 여러분도 저희 음악을 따뜻한 마음으로 부디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