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이 1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이 합동참모본부 근무 시절인 지난해 초 합참 관계자에게 계엄 실무편람 등 계엄 관련 자료를 요구했던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해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관한 군사령관들 회동에 참석했고, 계엄 한 달 전 회동엔 참석하지 않았으나 윤 전 대통령과 영상통화를 했다는 증언이 나온 상태다. 지작사는 계엄 당시 병력 투입 등 계엄 가담 여부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12·3 내란 사태의 전말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지난 15일 강 전 사령관을 불러 계엄 가담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특검팀 취재를 종합하면, 합참 관계자는 지난해 말 공수처 조사에서 ‘지난해 초 강 전 사령관으로부터 계엄 실무편람 등을 포함한 각종 계엄 비밀문서 등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고 이를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사령관은 2023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4성 장군으로 진급한 뒤 합참 차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지작사령관을 맡았다.
강 전 사령관이 계엄 관련 문건을 요구했던 시기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언급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말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 회동에서 시국 상황을 거론하며 ‘비상조치’를 언급한 바 있다. 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이 이 무렵 계엄 선포 가능성 등을 우회적으로 인지하고 계엄 관련 자료를 검토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강 전 사령관은 계엄 실행에 주요하게 관여한 이들의 회동에도 참석한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해 6월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모인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회동에 동석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이들 4명 장군을 가리켜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윤 전 대통령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강 전 사령관은 계엄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9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김 전 장관이 강 전 사령관에게 영상통화를 건 뒤 윤 전 대통령을 바꿔줬다는 곽 전 사령관의 법정 증언도 나온 상태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4월 군사법원 재판에서 11월 회동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여인형, 이진우, 강호필까지 최종 통합의 관점에서 임무복창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1월5일 작성한 휴대전화 메모에는 ‘ㅈㅌㅅㅂ의 공통된 의견임, 4인은 각오하고 있음’ 등의 내용이 있는데, 이는 ‘지작사·특전사·수방사·방첩사령관이 계엄을 결의했다’는 뜻으로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또한 강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사전작업이 이뤄지던 지난해 9월∼12월 ‘계엄 비선 책사’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20여차례 통화한 사실도 알려졌다.
다만, 비상계엄 당시 지작사가 병력을 투입하거나 임무를 수행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강 전 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병력 출동도 어떤 임무도 지작사가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 또한 강 전 사령관이 ‘지난해 여름 계엄 이야기를 듣고 전역하려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고, ‘ㅈㅌㅅㅂ’메모는 “4인 모두 계엄에 반대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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